현대차·기아, 인도 판매 신기록 경신…‘트럼프 관세’ 부담 덜까

시간 입력 2025-04-17 07:00:00 시간 수정 2025-04-16 17: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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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22.9만대 판매…인도 진출 이후 최고 실적
크레타 등 전략 SUV 인기…합산 점유율 19% 넘어
인도 특화 중장기 전략 수립…인도법인 상장도 성공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1분기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 분기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자동차 관세 25% 부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대차·기아가 인도에서의 선전으로 부담을 덜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의 월간 판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에서 현대차는 15만3550대를, 기아는 7만5576대를 판매했다. 양사의 합산 판매량은 총 22만912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1분기 22만5686대(현대차 16만317대·기아 6만5369대)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특히 기아는 2019년 8월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13%, 기아가 6.4%를 기록해 합산 19.4%로 나타났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현대차가 마루티에 이어 2위에, 기아가 6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의 약진은 현지 전략형 모델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이끌었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1분기 인도에서 판매한 SUV는 전체 판매량의 80%인 18만1758대를 기록했다. 이 중 현대차 크레타와 베뉴, 기아 쏘넷과 셀토스가 총 12만1582대 판매돼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크레타가 4만8449대가 판매돼 현대차·기아의 베스트셀링 모델이 됐다. 크레타는 현대차가 2015년 7월 선보인 첫 인도 전략 SUV다. 베뉴(3만1195대)와 엑스터(1만7330대)도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기아도 쏘넷 2만2497대, 셀토스 1만9441대, 카렌스 1만6352대 등 견고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위치한 인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글로벌 전략 모델이자 콤팩트 SUV인 시로스가 1만5986대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기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 된 인도에서 매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2008년 i10을 시작으로 2014년 그랜드 i10, 2015년 엘리트 i20, 2016년 크레타, 2018년 베르나, 2020년 베뉴, 2021년 i20, 2023년 카렌스, 지난해 엑스터 등이 ‘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상품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기아는 판매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인도에 특화한 중장기 전략도 수립했다.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있는 푸네 공장을 인수했다. 현대차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연간 20만대의 생산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아쉬쉬 차우한 인도증권거래소 CEO 등이 지난해 10월 22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의 인도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에서 타종식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지난해 10월 인도 증권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로 상장했다. 앞서 현대차는 인도 증시 기업공개(IPO)를 위해 인도법인 주식 8억1254만주 중 17.5%(1억4219만주)를 구주 매출로 처분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은 외국계 완성차 기업으로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로, 현대차 해외 자회사의 첫 상장이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협력과 동반성장의 정신에 기반해 현지화에 대한 헌신을 지속하겠다”며 “미래 기술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인도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권역을 전략적 수출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인도기술연구소와 경기도 화성의 남양기술연구소 간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전기차 모델 현지 출시, 배터리 시스템 및 셀·구동계 등 전기차 공급망 현지화, 인도 전역의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투자도 나선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인도 현지에 맞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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