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오는 24일 분과위 열고 사업자 선정 방식 안건 상정
한화오션 행정처분 예고…HD현대중과 수의계약 추진할 듯
양사 입장차 여전…한화오션 “경쟁입찰 혹은 공동계약 수용”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7조8000억원에 달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의 최종 승자가 이달 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과열 경쟁으로 1년 넘게 지연 된 만큼 사업 주체인 방위사업청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24일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사업방식은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설계 3가지 중 하나로 결정될 전망된다. 방사청은 분과위에서 안건을 의결한 뒤 오는 30일 방위사업추진위를 열어 사업 방향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급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선체부터 각종 무기 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해당 사업에서 개념설계는 2012년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군함 선도함은 기본설계를 가져간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건조를 맡는 구조여서 당초 HD현대중공업의 수주가 유력했지만, 군사기밀 탈취 논란이 불거지며 양측은 고소·고발전을 벌였다. 이에 방사청은 지난해 7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미룬 바 있다.
방사청이 수의계약 방식을 선택하면 HD현대중공업에게 유리하다.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을 맡는 관행대로 HD현대중공업이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경쟁입찰 방식을 택하게 되면 HD현대중공업의 감점에 따라 한화오션이 우선순위에 오를 수 있다.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가 지난해 3월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기밀 유출 관련 HD현대중공업 고발장 제출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하지만 최근 방사청이 한화오션에 대한 행정처분을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부정당업자로 제재를 받을 경우 일정 기간 국가사업 입찰 참가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방사청이 제재를 검토하는 사안은 ‘개념설계 보고서 도용’이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KDDX 사업 기본설계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2013년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던 개념설계 보고서에 포함된 도표 등 27건을 도용했다는 것이다.
앞서 열린 분과위에서도 25명의 분과위 위원 중 과반수가 수의계약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위원 6명은 한화오션이 주장하는 경쟁입찰 또는 공동개발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방사청은 이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화오션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방사청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화오션은 경쟁입찰 혹은 공동설계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방사청에서 분할로 건조하는 안이 나오면 거기까지는 수용할 것”이라며 ”공동으로 상세설계를 수행하고 2척의 선도함(1·2번함)을 분할 건조하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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