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시장 도전장…‘원팀’ 승부수 통할까  

시간 입력 2025-05-09 07:00:00 시간 수정 2025-05-08 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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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공동 제안서 제출…2035년까지 4척 잠수함 공급 제시
트럼프 취임 후 반미 정서 확산…K-방산에겐 새 기회 될 듯

한화오션이 건조중인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사진제공=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33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K-방산의 대규모 수주를 위해 ‘원팀’을 꾸려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3월 초 캐나다 연방정부에 240억달러(약 33조원) 규모의 공동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3000톤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35년까지 첫 잠수함을 인도 받는 것이 목표다. 현재 한국 외에도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 국가가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2035년까지 총 4척의 잠수함을 공급하겠단 내용을 제안서에 담았다. 양사는 모두 2018년 국내 기술로 건조된 첫 3000톤급 잠수함 ‘KSS-III’의 건조 기술을 보유 중이다.

양사는 캐나다에 유지보수 시설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통해 캐나다 내수 제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단 뜻도 밝혔다. 소요 예산부터 납품 기일, 유지 보수 및 승무원 훈련 지원 등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나은 조건을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수출용 잠수함(HDS-2300)의 조감도.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국내에선 KDDX 사업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양사가 원팀으로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 나선 이유는 K-방산의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로 양사는 지난해 호주 정부가 발주한 10조원 규모 수상함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전적이 있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독일과 일본 기업이 정부와 원팀을 이뤄 수주전에 나선 것과 달리 맞소송을 벌이는 등 대립한 게 패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양사는 지난 2월 방위사업청과 방산 수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수상함은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은 한화오션이 각각 수주를 주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관세정책 등으로 캐나다에 반미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양사에겐 호재로 꼽힌다.

캐나다는 그동안 안보 분야에서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며 미국산 무기로 무장해왔다. 그러나 반미 정서가 확산되자, 높은 기술력과 신속한 생산력을 갖춘 한국 방산에 주목하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최근 승리한 조기총선 유세과정에선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다른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한화오션 관계자는 “캐나다 정부의 잠수함 도입 사업과 관련해 한화오션이 주도적으로 캐나다 측에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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