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여파에 고심하는 현대차…‘가격 인상’ 카드 꺼낼까

시간 입력 2025-05-13 07:00:00 시간 수정 2025-05-12 17: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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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벌 생산량 감소…기아 멕시코 공장도 줄어
트럼프 관세 여파 가시화…재고 소진 부담에 대책 고심
도요타, 가격 인상 가능성 열어둬…美 포드는 인상 결정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3월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진행된 제57기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로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다. 기아도 멕시코 공장의 생산이 일부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재고 소진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가격 인상 등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된다.

13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도매 판매량 기준 현대차는 35만3000대를, 기아는 27만2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각각 2%, 4.5%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점을 고려하면 판매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글로벌 생산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현대차 국내외 공장의 지난달 생산 대수는 35만7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1% 감소했다. 특히 수출이 11.6%로 크게 감소하면서 국내 생산도 5.7% 줄었다.

기아의 지난달 국내외 공장 생산 대수는 28만5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했다. 하지만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멕시코 공장의 경우 생산 대수가 3.8% 감소했다.

미국을 포함한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은 아직 큰 변화가 없으나, 생산 측면에서 관세 여파가 가시화한 만큼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 다음달 중 재고 소진이 예정된 점도 현대차·기아로선 부담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관세에 대응해 다음달 2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현지 재고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재고 소진 이후 단계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뇨스 사장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시장”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앞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소니 퍼듀 전 조지아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 외에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미국 관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세계 1위 완성차 기업인 도요타그룹은 지난 8일 2024년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실적을 발표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올해 4~5월 영업이익이 1800억엔(약 1조7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2025년 회계연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요타그룹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전략을 펼치고, 장기적으로는 인디애나 공장 등 현지 생산능력 증대로 관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도요타그룹은 “과거 수요가 많을 때 가격을 인상한 적이 있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히며 가격 인상의 여지를 남겼다.

미국 토종 완성차 업체인 포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포드는 최근 미국 현지 딜러들에게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머스탱 마하-E, 매버릭, 브롱코 스포츠 등 3개 차종에 대한 가격 인상 방침을 통보했다. 가격 인상 폭은 최대 2000달러(약 280만원)로, 다음달 말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포드가 지난달 3일부터 부과된 25%의 수입차 관세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을 일부 차종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이들 3개 차종의 멕시코 부품 사용 비중은 60%를 넘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과의 협의에서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를 조건으로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하향 조정한 것은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미국은 영국이 일부 상품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고 항공기를 구매하는 조건 아래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최혜국 관세 포함 시 27.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러한 선례가 한국과 미국 간 실무 협의에서도 이뤄질지 관심사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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