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배차 차별’ 논란서 벗어나…시장 지배력은 여전
기술 설계 규제 한계 드러나…플랫폼법 입법 논의에 영향 불가피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에 ‘콜 몰아주기’ 혐의로 부과한 과징금 처분이 법원에서 전면 취소됐다. <출처=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에 ‘콜 몰아주기’ 혐의로 부과한 과징금·시정명령 처분이 법원에서 전면 취소됐다. 이는 알고리즘 등 기술 기반 서비스에 대한 행정 규제가 무력화된 사례로,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구도에서 기존 규제체계의 한계를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향후 플랫폼 규제를 어떻게 재정립 할지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지난 22일, 공정위가 카카오모빌리티에 내린 시정명령과 271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배차 수락률은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한 합리적 기준이었고, 가맹택시 도입 이전부터 사용해온 로직”이라며 “소비자와 기사 모두에게 편익을 주기 위해 노력해왔고, 가맹·비가맹 택시 간 차별은 없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택시업계와 함께 상생하며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앞서 2023년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에 호출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비가맹택시를 차별했다고 판단하고,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주요 지적 사항은 △가맹 기사 우선 배차 △수락률에 따른 배차 우선권 △단거리 호출 제한 등이다. 공정위는 가맹택시가 비가맹택시에 비해 월평균 최대 321건 더 많은 호출을 받으며, 운임 수입도 최대 2.2배 많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배차 시스템이 ‘의도된 차별’이라고 봤다.
그러나 법원은 공정위가 주장한 ‘의도된 차별’에 대해 명확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행정기관이 기술 기업의 알고리즘을 규제하려면, 단순한 결과의 불균형만으로는 부족하고, 차별의 ‘의도성’까지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판결이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출처=카카오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알고리즘이나 서비스 구조 등 ‘기술 설계’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행정 처분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술 설계를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는지, 또 그것이 정당한 개입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과 관련해서도 자사 우대나 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조항 등이 불명확한 정의와 모호한 입증 책임으로 인해 법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충돌을 줄이기 위해, 업계의 자율규제와 상생모델 중심의 ‘디지털 규제 프레임워크’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방식보다는, 업계와 이해관계자들이 먼저 자율적인 규범을 정립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접근이 더 현실적”이라며 “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같은 틀을 그대로 들이대는 것은 위험한 단순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법적 분쟁과는 별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여전히 택시 호출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앱 통계분석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앱 ‘카카오T’는 월간활성이용자(MAU) 약 1328만명을 기록하며 약 94%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경쟁 플랫폼인 우버택시는 70만명, 타다는 6만4000명, 아이엠택시는 5만8000명 수준에 머물렀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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