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폭풍’ 직면한 배달업계…정치권 전방위 압박에 ‘초긴장’

시간 입력 2025-05-31 09:00:00 시간 수정 2025-05-30 17: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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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수수료 상한제·라이더 처우 개선 등 공약 쏟아내
‘시장 자율’ vs ‘공정 규제’…플랫폼 업계는 우려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한 배달업계가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한 배달업계가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수수료 상한제 도입, 입점 업주 보호, 노동자 권익 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업계는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31일 IT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이달 초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 보좌관인 안순모 상무를 대외협력실장으로 영입했다. 안 상무는 앞으로 국회와 정부 간의 협업 창구 역할을 맡아 대관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이외에도 국회 보좌관 출신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고, 조직 내 대응 체계도 재정비하는 등 관련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배민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협업 차원을 넘어, 정치권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규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대선 후보들이 배달앱을 겨냥한 정책들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수수료 구조, 입점 점주 보호, 라이더 처우 등 민감한 사안들이 정치 이슈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고위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수익 모델의 변화는 물론, 사업 확장 여부까지 좌우될 수 있다”며 “여야는 물론 정부 부처의 움직임을 미리 읽고 대응하는 것이 플랫폼 업계의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배달앱 규제가 주요 공약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중개수수료 차별 금지 ▲입점 업주의 협상력 강화 ▲배달 노동자의 안전보험 의무화 등을 10대 공약에 포함했다. 그는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와 불공정 행위로 자영업자와 노동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관련 법제화를 예고했다.

실제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5월 19일 배달의민족과 첫 사회적 대화기구 회의를 열고 수수료와 배달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주요 의제는 ▲수수료 상한선 재조정 ▲배달비 분담 구조 개선 ▲플랫폼 간 경쟁 촉진 방안 등이며, 위원회는 오는 7월까지 정책 협의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이달 12일 배달플랫폼 사건처리 전담팀(TF)을 꾸리고 배민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입법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수수료에 상한제를 도입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플랫폼 전반을 다루는 ‘온플법’과는 별도의 법안이지만, 배달앱 등 규제에 초점을 맞춘 개정안으로 주목된다.

지난 26일 남양주 유세 나선 이재명 후보(왼쪽부터), 평택 K-55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유세하는 김문수 후보, 24일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유세하는 이준석 후보. <출처=연합뉴스>

야권 대선 후보들도 규제 방향은 다르지만, 플랫폼 규제에 대한 정부 역할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를 앞세우며 ▲디지털 플랫폼 확산과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을 공약을 내세웠다. 플랫폼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정부가 간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리뷰중재위원회 설치 의무화 ▲소상공인 권리보호센터 운영 ▲가맹금 강제 적립 ▲폐업보상 책임제 도입 등을 제시하며 입점 업주(소상공인)의 권익 보호와 피해방지에 방점을 뒀다. 특히 리뷰중재위원회는 허위·악성 리뷰를 조사해 최대 15일 내 삭제하거나 제재함으로써 ‘별점 테러’에 시달리는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정치권이 배달업계를 겨냥한 공약을 잇달아 내놓자, 배달업계는 대선 이후 본격화될 규제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수료율을 직접 규제하는 것은 시장 질서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며 “현재 업계는 2024년 11월 상생협의체를 통해 도입된 차등 수수료 체계를 운영 중이지만, 수수료 상한제 등 강력한 규제가 법제화될 경우 추가적인 인하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자영업자 단체는 규제 공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현행 수수료 구조는 불투명하고, 플랫폼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조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법적 기준을 통해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 등 노동계 역시 라이더 보호를 중심으로 한 공약들에 주목하고 있다. 유상 운송보험 가입 의무화, 안전교육 강화,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인정 등은 그동안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과 전자상거래법 등을 포함해 플랫폼 규제 관련 법안만 20건이 넘게 계류 중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자율 규제와 법제화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플랫폼 산업은 혁신이 핵심인 만큼 규제는 신중해야 하지만, 자율 조정만으로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과도한 개입은 피하되, 일정 수준의 법적 기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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