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유럽 반독점 규제 ‘패소 위기’…한국은 규제 도입 논란 속 ‘역차별’ 우려

시간 입력 2025-06-22 09:00:00 시간 수정 2025-06-20 17: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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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구글 반독점 소송서 패소 기조…41억 유로 과징금 유지 가능성↑
한국도 ‘온플법’ 본격 논의…글로벌 빅테크 규제 동참 신호탄
온플법, 역차별·통상 마찰 우려도…“EU식 규제 도입 신중해야”

세계 최대 IT기업 구글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받은 반독점 과징금과 관련된 취소 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출처=REUTERS·연합뉴스>

세계 최대 IT 기업 구글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EU와 미국이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잇따라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도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 논의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기업 규제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줄리아네 코콧 재판연구관은 반독점 과징금에 대한 구글의 상고를 기각할 것을 재판부에 권고했다. 재판연구관의 권고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ECJ가 실제 판결 시 이를 상당히 반영해온 전례에 비춰볼 때 구글에는 불리한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소송은 2018년 EU 집행위원회가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고 판단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EU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앱(크롬, 구글플레이 등)을 사전 설치하도록 강요하고, 이를 통해 검색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했다며 43억4000만 유로(약 5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EU가 부과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당시 “구글의 행위는 경쟁을 억제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구글은 이듬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EU 일반 법원이 과징금 액수를 5% 내린 41억2500만 유로로 감액했으나 결정 자체는 유효하다고 인정하자 다시 상고했다. 코콧 재판연구관은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서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자사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해 사용자 유입을 유도했다”며 반독점 구조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이번 권고는 실망스럽다”며 “이는 혁신을 저해하고, 투자 위축과 사용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EU는 최근 엘론 머스크가 소유한 엑스(X, 구 트위터)와 구글을 대상으로 새로운 조사에 착수하며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전방위로 높이고 있다. EU는 디지털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앞세워 검색·앱 마켓·소셜미디어 등 핵심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사전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규정 위반 시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엑스를 포함한 주요 플랫폼의 구조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기존 조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EU가 이처럼 규제에 나서는 배경에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유럽 내에서 매출을 빠르게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블룸버그데이터에 따르면, 애플의 유럽 내 매출은 2018년 624억 달러에서 2023년 약 943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구글의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매출도 같은 기간 447억 달러에서 91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EU의 디지털시장법과 디지털서비스법. <출처= 자본시장연구원, 유럽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현황 및 감독 강화 추세, 2024-08호>  

한편, 한국에서도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관련 규제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출범 당시부터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중심으로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 입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온플법은 일정 기준(매출, 이용자 수 등)을 충족한 플랫폼 사업자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고, 자사 서비스 우대·끼워팔기·경쟁 플랫폼 이용 방해 등 행위를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규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증적 근거에 기반한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EU식의 사전 지정제를 그대로 도입할 경우, 실제로는 글로벌 빅테크보다 국내 기업들만 규제 대상이 되는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온플법이 초래할 수 있는 통상 마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과거 트럼프는 한국 정부의 특정 기업 규제 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통상 압박에 나선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온플법은 특정 미국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국내외 대형 플랫폼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규제”라며, 외국계 기업을 특정하지 않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 외교적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온플법은 즉각 처리할 사안이라기보다 여야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 측에도 차별적 규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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