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집사 로봇’ 볼리 출시 하반기로 연기
듀얼렌즈 프로젝터·생성형 AI 탑재…높은 가격 진입 장벽
LG, 하반기 중 이동형 AI홈 허브 ‘Q9’ 공개 전망
공감지능 에이전트 ‘LG 퓨론’ 탑재…사용자 패턴 학습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가정용 인공지능(AI) 로봇 대전이 임박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목표였던 AI 홈 컴패니언 ‘볼리’의 출시 시기를 하반기로 미루고 기술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도 연내 이동형 AI 홈 허브 ‘Q9’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볼리의 출시일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볼리는 공 형태의 ‘집사 로봇’으로 자율 주행을 통해 이동하며 별도 컨트롤러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한다. 전후면에는 카메라가 탑재돼 있어 스마트싱스와 연동된 기기를 자동으로 인식·연결해 사물인터넷(IoT) 환경을 설정해준다. 또한 듀얼렌즈 프로젝터를 탑재해 천장, 벽 등에 사용자에 필요한 정보나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볼리에 자체 개발한 타이젠 운영체제(OS)와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탑재했다. 아울러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적용, AI 성능을 끌어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볼리는 사용자 패턴을 지속적으로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 가전제품 제어 뿐만 아니라 건강상태를 확인하거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집안에서 이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해당 정보를 전송하는 도우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리는 2020년 CES에서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 처음 공개됐다. 이어 지난해 1월 열린 CES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된 신모델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올 초 열린 CES에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한국과 미국에서 오는 5~6월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출시 계획을 시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볼리의 출시 시기를 조정한 배경으로, 높은 가격을 지목하고 있다. 볼리에 프로젝터 및 연산 능력을 담당하는 AI 칩 등 고가 첨단 부품이 집약된 만큼 출고가도 수백만원 선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가정용 로봇 시장이 아직 개화하지 않은 만큼, 제품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격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LG전자 이동형 AI홈 허브 Q9. <사진제공=LG전자>
삼성전자가 볼리 출시 시점을 하반기로 미루면서 LG전자의 이동형 AI 홈 허브 Q9과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LG전자도 하반기 중 Q9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Q9은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해 이동한다.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 센싱과 첨단 인공지능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사용자와 소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면에 장착된 스크린을 통해 눈웃음을 짓거나 윙크를 하는 등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퓨론에 공감지능(AI) 에이전트 ‘LG 퓨론’을 탑재해 소통 및 업무수행 능력을 끌어올렸다. LG 퓨론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로 사용자와 말투, 생활 학습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소통을 제공하며, 집 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양사는 가정용 로봇 시장 진출에 앞서 로봇 관련 기업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첨단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스킬드AI’에 1000만달러(약 136억원)를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시리즈 B 라운드 펀딩에 참여해 스킬드AI의 소수 지분을 확보할 방침이다.
LG전자도 지분 51%를 확보한 베어로보틱스를 비롯해 로보티즈, 아크릴 등 다양한 로봇 전문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며 로봇 사업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로보티즈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공동 연구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 협약(MOU)’를 체결하고, 휴머노이드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로보티즈로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인 ‘AI 워커’를 연구용으로 납품받아 연구개발 중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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