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면 교체…KAI, 낙하산 인사에 경쟁력 저하 ‘우려’  

시간 입력 2025-07-04 07:00:00 시간 수정 2025-07-04 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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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차재병 고정익사업부문장(부사장) 임시 대표이사 체제로  
강구영,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임기 3개월 남기고 사퇴
후임으로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류광수 전 KAI 부사장 등 거론

강구영 전 KAI 사장. <사진제공=KAI>
강구영 전 KAI 사장. <사진제공=KAI>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임기를 3개월 남기고 사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다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KAI의 사장 교체가 반복되고 있어 자칫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AI는 전날부터 차재병 고정익사업부문장(부사장)이 임시 대표이사로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KAI에서 차 부사장은 강 전 사장을 제외하면 유일한 사내이사다.

KAI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로 인한 사임 및 신규 선임”이라며 “채 부사장의 임기는 공시일 이후 최초로 개최되는 주주총회 및 후속 이사회를 통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시까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강 전 사장은 지난달 4일 한국수출입은행을 찾아 직접 사의를 표명했다.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26.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등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지난 2022년 9월 취임한 강 전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9월까지였지만 새 정부 시작과 함께 사의를 밝혔다. 그는 공군사관학교 30기 출신으로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인들의 모임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 포럼’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강 전 사장의 경영 성과를 두고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강 전 사장은 2022년 26.3%에 불과했던 고정익 사업 매출 비중을 지난해 46.91%까지 끌어올렸다. 회전익 분야에서는 국산 헬기 수리온 2대를 이라크에 수출했다.

최근에는 필리핀 국방부와 FA-50 12대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계약금액만 7억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

KAI 본관 전경. <사진제공=KAI>
KAI 본관 전경. <사진제공=KAI>

하지만 임기 막바지 필리핀 계약을 제외하면 수출 성과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부진한 실적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KAI는 지난해 국내 방산 4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매출은 3조6337억원, 영업이익은 2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9%, 2.8%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6993억원, 영업이익 4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5%, 2.5% 감소했다.

업계 일각에선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사장 교체가 반복되면서 회사의 안정적인 리더십은 물론 경쟁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KAI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이 교체되는 일이 잦았다. 지금까지 KAI를 거친 8명의 사장 가운데 내부 출신은 5대 하성용 사장이 유일하다. 

익명을 요구한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KAI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이 교체되는 사기업의 탈을 쓴 공기업”이라며 “주로 대선 캠프 출신들이 오기 때문에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세를 위해서라도 후임 사장은 방산 기업에 대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 전 사장 후임으로는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이 거론된다. 강은호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국방선임행정관을 지내고 방위사업청 내부 직원 중 처음으로 차장과 청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국방산업특보로 활동했다.

류광수 전 KAI 부사장도 후보군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재직 중인 류광수 전 부사장은 KAI에서 한국형전투기 KF-21 개발을 총괄했던 고정익사업부문장 출신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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