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의 LG’ 전자 계열사 3대장 경제기여액 114조원 육박…협력사와 동반성장 ‘으뜸’

시간 입력 2025-07-06 07:00:00 시간 수정 2025-07-08 16: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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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G 전자 계열사 3곳 경제기여액 113조8695억원
협력사 부문서 대부분 기여…LG, 협력사 동반성장 방점
CEO스코어, 매출 상위 100대 기업 경제기여액 조사

LG그룹의 전자 계열사 3개사가 대내외 불활실성에 따른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한국 경제에 이바지한 경제기여액 규모가 수백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LG전자의 경제기여액은 약 74조원으로, 국내 100대 기업 중 4위에 올랐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각각 21조원 및 19조원에 육박했다.

이렇듯 LG가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한 가운데 이해관계자별로 경제기여액 비중이 다르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LG 전자 계열사 3대장의 사회 부문 경제기여액은 크게 낮은 반면 협력사 부문은 상당히 높아 대조를 보였다.

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매출 상위 100곳을 대상으로(공기업·금융사 제외) 경제기여액을 산출한 결과, 지난해 LG전자의 경제기여액은 74조2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71조5801억원 대비 3.4%(2조4444억원) 늘어난 수치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의 총액으로, 협력사(거래 대금)·임직원(급여 등)·정부(세금 등)·주주(배당 등)·채권자(이자 등)·사회(기부금)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지급한 비용을 합산한 것이다.

LG그룹의 또다른 전자 계열사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경제기여액도 수십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17조3770억원이었던 LG디스플레이의 경제기여액은 지난해 20조8676억원으로, 무려 20.1%(3조4906억원)나 됐다. 특히 경제기여액 증가 규모는 국내 100대 기업 중 여섯 번째로 컸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은 18조3964억원에서 18조9775억원으로, 3.2%(5811억원) 증가했다.

이렇듯 LG 전자 계열사 3대장은 지난해에만 113조8695억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경제기여액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LG>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LG>

다만 이해관계자별로 경제기여액 비중은 크게 달랐다. 몇몇 부문에서 기여도가 높은 반면 또다른 부문에선 기여하는 바가 없는 등 특정 부문에 대한 편중 현상이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 계열사 3곳 모두 경제기여액이 ‘0(제로)’인 부문도 있었다. 지난해 LG 전자 계열사 3개사는 사회 부문에 일절 기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보고서 상 기부금을 냈는지 여부를 전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LG그룹 기업 문화의 근간이 되는 ‘인화’ 철학과도 크게 배치되는 것이다. ‘사람을 아끼고 서로 화합한다’는 인화의 가치는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 때 형성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구 회장 역시 ‘인화의 LG’를 기치로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계열사 3곳의 사회 부문 경제기여액이 0(제로)을 기록하면서 구 회장과 LG는 사회와 상생하지 않는 인색한 오너와 대기업이라는 오명을 떠안게 될지도 모를 우려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다만 LG그룹은 지주사 차원에서 기부금을 전달한 바 있다. 지난해 LG는 26억120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그 이전인 2023년엔 19억원을 기탁했다. 지주사인 LG가 그룹을 대표해 기부함으로써 사회 부문에서 경제적으로 기여했다는 게 LG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들은 일제히 “기부금은 사업보고서 작성 시 의무 공시 사항이 아니어서 기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대신 매년 6월 발행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기부금을 명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들 계열사의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기부금은 246억원, LG이노텍은 57억원 등이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비록 사회 부문에선 경제기여액이 0(제로)이었으나 협력사 부문에 대한 기여도는 상당히 높았다. LG전자의 협력사 부문 경제기여액은 62조2198억원이나 됐고, LG디스플레이 15조8902억원, LG이노텍 17조593억원 등이었다.

이에 협력사 부문이 각 계열사의 전체 경제기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LG전자 86.4%, LG디스플레이 76.1%, LG이노텍 89.9% 등으로 파악됐다. LG 전자 계열사 3대장의 경제기여액 대부분이 협력사 거래 대금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 중 협력사 부문에 대한 기여도 제고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LG는 ‘2030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중소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낙점하고,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공감대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LG전자는 2023년 11월 경기 평택에 위치한 LG디지털파크에서 협력회 워크숍을 열었다. 협력회는 LG전자 협력사들이 동반성장을 위해 조성한 자발적 협의체다.

당시 워크숍에는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과 중소 협력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한해 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영 성과 창출을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해 주신 협력사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2023년 7월 선포한 2030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협력사와의 긴밀한 소통과 동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LG전자와 협력사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고 일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REINVENT)’해 동반성장을 만들어 가자”고 힘줘 말했다.

이에 협력회도 “2030 미래 비전을 위한 여정에 협력사들도 동참하겠다”며 “미래 성장을 위해 제조 경쟁력을 보다 높이고, 품질 관리도 더욱 철저히 힘쓰겠다”고 화답했다.

LG전자가 2023년 11월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협력회 워크숍을 열고, 최고 경영진 및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2023년 11월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협력회 워크숍을 열고, 최고 경영진 및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뿐만 아니다. LG전자는 협력사 생산성 제고를 위해 매년 협력사에 사내 전문가들을 파견해 생산 공정 업그레이드와 자동화 라인 등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또 국내외 협력사에 자동화·지능화 설비 구축과 AI(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의 생산성 개선 사례도 공유한다.

아울러 원가, 기술, 품질 등 제조 혁신과 동반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협력사를 선정해 포상금도 지급해준다.

LG전자는 총 3000억원 규모의 상생 협력 펀드도 운영 중이다. 협력사의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컨설팅도 제공한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제3자 검증 시스템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상생 결제를 통한 금융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상생 결제는 협력사가 만기일에 현금 지급을 보장받고, 결제일 전에도 대기업 신용도 수준의 낮은 금융 비용으로 결제 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하반기 LG전자는 하도급 지급 금액의 92.34%를 상생 결제로 지급했다. 지난해 하반기 하도급 지급액 1조9189억원 중 1조7698억원을 상생 결제로 지급한 것이다. 나머지 1538억원은 현금 및 수표로 결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하도급 지급액 1조9628억원 중 1조8043억원을 상생 결제로 지급했다.

이에 지난해 LG전자의 하도급 지급액 3조8817억원 중 상생 결제 비중은 무려 92.07%에 달했다. 이는 대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1차 협력사에 지급한 거래 대금이 2차 이하 협력사로 전달되는 상생 결제 낙수율은 14.9%를 기록했다. 이 또한 대기업 중 최고 수준이었다.

이렇듯 LG는 협력사들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데 적극 매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협력사에 상생의 온기가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 방안 모색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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