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 한컴,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 김연수, AI 전환 속도 ‘첫 시험대’

시간 입력 2025-07-23 17:32:48 시간 수정 2025-07-23 17: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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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 창사 이래 첫 파업 돌입 선언
최대 실적에도 인상률 ‘역주행’… 노조 “씽크프리와의 형평성 심각”
‘AI 전환’ 속도 내는 한컴…내부 갈등에 조직 안정성 시험대

한글과컴퓨터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강행에 나섰다. 정보기술(IT) 업계에 실적에 걸맞은 성과배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컴 내부에서도 ‘적절한 보상’과 관련한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한컴 지회(행동주의)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컴 사옥 앞에서 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사상 최대 실적에 걸맞은 보상안을 수용하라”고 사측에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으며, 약 160명이 ‘단결투쟁’이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색 조끼를 입고 참여했다.

현재 노조 측은 “2021년 이후 지금까지 한글과컴퓨터의 가장 낮은 임금인상률이 6.5%였다”면서 “올해 임금교섭에서 회사는 최초 2% 인상안을 제시했다, 최종적으로 5.8%로 조정했지만,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발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컴 노사는 지난 1월 1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8차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했다. 노조는 최초로 7.68%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며, 회사는 2%를 제시했다. 이후 양측은 각각 7.3%, 4.3% 수준까지 입장을 조율했지만,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5월 15일, 노사는 임단협 결렬을 공식 선언했고, 노동위원회를 통한 조정 절차 역시 5월 27일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이후 회사는 6월 11일에 5.8% 인상안을 새롭게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한글과컴퓨터지회는 23일 오전 성남 분당구 판교 한컴타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올해 낮은 임금인상률을 규탄하며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출처=한글과컴퓨터지회>

노조는 특히 영업손실을 기록한 자회사 ‘씽크프리’의 올해 임금 인상률이 6.7%였던 반면, 본사인 한글과컴퓨터의 최종 인상률이 5.8%에 그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로인해, 한컴 본사 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씽크프리와 한글과컴퓨터의 각자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김연수 대표가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를 이유로 본사 인상률을 제한한 데 대해, 노조는 “성과에 기여한 직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 없이 투자 명분만 앞세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날 파업 결의대회 현장에는 화섬식품노조 정보기술(IT)위원회 소속 지회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해당 위원회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웹젠, NHN, 야놀자인터파크, 넷마블, 알티베이스, 우아한형제들, 씨디네트웍스 지회 등이 소속돼 있다. 연대 발언에서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조 지회장은 “성과는 함께 이뤘는데 보상은 일부에만 돌아가고 있다”며 “성과 중심 보상제라면 기준이 명확하고, 과정도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 <출처=한글과컴퓨터>

특히 이번 노사간 갈등은 한컴 창업주 김상철 회장의 장녀인 김연수 대표가 ‘2세 경영’ 을 하고 있는 와중에 발생한 것으로,  향후 기업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대표 취임 이후 한컴은 AI 전환 전략에 속도를 내며,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생성형 AI, 협업 플랫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 올 1분기에는 매출 609억 원, 영업이익 8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31.7%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과 이익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이번 파업 과정에서 노조가 “김연수 대표가 씽크프리와 한글과컴퓨터의 각자 대표를 겸임하면서, 실적이 우수한 본사 직원들에게 오히려 낮은 인상률을 적용했다”고 비판한 점은, 내부 구성원 간 형평성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컴이 추진 중인 AI 기반 신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내부 갈등 해소와 조직 내 신뢰 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컴 본사 전경 <출처=한컴>

앞서 한컴 측은 사측의 보상 체계에 대해 “올해부터 시행된 고성과자 대상 인센티브 제도 등 성과 기반 보상 체계를 통해 단순한 연봉 인상을 넘어선 처우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지난해 신사업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별도의 추가 보상을 진행했으며, 올해도 일률적 임금 인상보다는 회사의 성과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3월 25일, 회사는 전 직원 대상 설명회를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해 성과 중심의 HR 제도 개편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5월 26일에는 ‘직원 임금 삭감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앞선 설명과 모순된 입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표이사가 지난 4월 ‘기본급 없이 성과급만 받겠다’고 발표했음에도, 1분기 재무제표상 대표이사 급여가 오히려 인상돼 매월 3750만 원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난 점도 노조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전년 대비 매출 24.2% 증가 등 계량 및 비계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5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형평성과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김연수 대표 체제 하에 불만과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 불만이 쌓여가는 모습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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