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TSMC 넘어선다”, ‘이재용의 꿈’ 현실화 되나…“테슬라 이어 애플도 뚫었다”

시간 입력 2025-08-07 17:51:29 시간 수정 2025-08-07 17: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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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삼성 오스틴공장서 차세대 칩 생산”
삼성, 아이폰용 첨단 이미지 센서 양산 유력
스마트폰 경쟁사서 카메라 부품 밀월 관계로
테슬라·애플과 잇따라 초대형 계약 성사
위기 맞았던 삼성 반도체 부활 기대감↑
이재용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 실현 속도

삼성전자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급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이번에는 스마트폰 경쟁자인 애플의 차세대 칩 생산 계약까지 성사 시키며 ‘반도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그동안 실적이 부진하며 삼성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가장 큰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던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사업부가 두건의 대규모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는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7일 사법 리스크를 말끔히 털어 낸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연타석 홈런을 날리면서 삼성 반도체가 재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 회장이 공언했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차세대 칩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파운드리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이번 낭보는 애플이 직접 공개했다. 이날 애플은 보도 자료를 통해 미 현지 투자 계획을 밝혔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는 향후 4년 간 미국 전역에 6000억달러를 투자하고, 새로운 미국 제조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이번 계획에는 미 전역의 10개 기업과의 신규 및 확대 협업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쿡 CEO가 언급한 10개 기업 파트너사에는 삼성도 포함됐다.

애플은 “삼성과 미 텍사스주 오스틴공장에서 새로운 혁신 기술을 도입해 차세대 칩을 제조할 계획이다”며 “이는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공장. <사진=삼성전자>

다만 칩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애플에 이미지 센서를 생산·공급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미지 센서는 ‘스마트폰의 눈’으로 불리는 시스템 반도체다. 카메라 렌즈로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이미지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향상시키는 해당 칩의 중요도가 날로 높아짐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미지 센서 개발에 역량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미지 센서 브랜드인 ‘아이소셀’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나노 프리즘 기술을 적용한 아이소셀을 공개하고, 업계 유일의 2억화소 제품을 출시했다. 이렇듯 우수한 이미지 센서 경쟁력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삼성에게 있어 애플은 난공불락이었다. 그간 일본 소니가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 센서를 독점 공급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전자가 애플에 차세대 칩을 본격 공급하게 되면서 삼성과 애플 간 밀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기존 관계에서 벗어나, 이미지 센서를 중심으로 공고한 파트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앞으로 삼성과 애플은 혁신적인 차세대 칩을 양산하는 데 힘을 모을 전망이다. 특히 ‘3단 적층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개발에 적극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은 칩 사이즈 축소, 전력 절감, 신호 품질 향상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해당 기술 개발 협력을 통해 첨단 이미지 센서를 양산한다는 구상이다. 통상적으로 애플이 신제품 준비에 2~3년가량 시간을 들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은 이르면 2027년 이후 아이폰에 아이소셀을 공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2023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네번째)와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시장에서는 지난달 28일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의 대규모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이날 애플의 차세대 칩 생산 계약까지 성사 시키면서,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성공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사업부의 역량 강화에 사력을 다해 왔다. 최근 삼성 최고 경영진들이 “내실부터 다지자”고 목소리를 높였을 정도다.

먼저 삼성은 대만 TSMC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파운드리사업부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고객사 확보에 전념키로 했다. 특히 1.4나노 등 차세대 공정 개발보다는 2나노 등 선단 공정 수율 개선에 주력하는 형태로 파운드리 전략을 수정했다.

삼성은 올해 ‘SAFE 포럼’에서 1.4나노 양산 목표를 당초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늦추기로 했다. 대신 올해 말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의 완성도를 높여 팹 가동률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술 초격차 전략을 강조해온 삼성이 스스로 해당 전략을 내려놓기로 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첨단 공정 경쟁에만 몰두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상용화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특히 삼성은 파운드리 경쟁자인 TSMC와의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자, 초미세 공정인 1.4nm 개발에서 한발 물러서는 대신 2nm 공정에 집중해 수율을 끌어 올리고, 이를 토대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확대키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 결과, 삼성 파운드리는 테슬라의 AI6 칩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삼성이 2나노 공정 수율을 70% 이상으로 개선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당초 삼성의 2나노 수율은 수익성 확보 단계인 70%에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으나, 부단한 기술 개발 노력을 통해 이를 크게 향상 시켰고, 마침내 테슬라와의 계약도 성사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도 상황이 비슷하다. 현재 삼성의 이미지 센서는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와 생산 총괄을 맡고 있다. 앞서 2023년 말 삼성전자는 조직 개편을 통해 파운드리사업부의 이미지 센서 생산을 시스템LSI사업부로 이관했다.

시스템LSI사업부가 삼성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 개발을 주도해 온 만큼 이미지 센서의 성능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이미지 센서 시장 점유율을 좀처럼 늘리지 못하면서 극심한 실적 부진에 허덕이게 됐다.

그럼에도 삼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 전략을 토대로 이미지 센서 성능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비롯해 중국 샤오미, 비보, 모토로라 등에 이미지 센서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번 애플과의 차세대 이미지 센서 생산 계약 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애플이 삼성 이미지 센서의 초고화소, 픽셀 광학 설계 등의 혁신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 반도체에 날아든 겹호재로 향후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사업부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경빈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이익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턴어라운드로 올해보다 내년에 이익 기대감이 더욱 높다”고 말했다.

삼성 반도체가 그동안의 부진을 벗고 재도약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회장이 오래 전부터 밝혀 온 ‘시스템 반도체 1등 도약’ 비전이 머지않아 실현되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 이 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파운드리 첨단 공정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특히 이 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 및 R&D에 133조원을 투자해 전 세계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를 넘어서겠다”고 도전장을 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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