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반출 심의 재연기 가능성
정부, 국내 산업 보호와 안보 우려 신중 모드
구글, 민감 시설 블러 처리 위성사진 구매 검토
국내 서버 설치 요구엔 불응, 갈등 지속돼
구글이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세 번째로 공식 요청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구글 마니쉬 굽타 딥마인드 시니어 디렉터. <출처=연합뉴스>
구글이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공식적으로 다시 요청하며, 정부와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국가 안보와 국내 산업 보호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8월말로 예고되고 있는 한미 정상회담 변수 때문에 당초 이달 11일로 예정된 최종 결정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7일 국토지리정보원 등에 따르면 지도 정보의 해외 반출 여부를 심의하는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는 오는 8일 회의를 열어 구글의 고정밀 국가기본도 반출 요청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앞서 지난 5월, 안보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결정을 유보했고, 심의 기한을 60일 연장해 8월 11일로 연장한 상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초 예정된 11일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 간 입장을 정리한 뒤 처리 시한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결론을 내릴 경우 외교적 의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 2월 18일, 국내 1:5000 축적 고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을 공식 요청했다. 이 지도는 50m 단위를 1cm로 표현할 수 있는 고정밀 지도로, 건물, 도로, 지형 정보를 포함한다. 구글은 앞서 2011년과 2016년에도 같은 요청을 했지만, 정부는 안보 논리를 이유로 모두 불허한 바 있다.
지도 반출 문제는 미국이 한국에 제기해온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한미 관세 협상에서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으로 분류돼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31일 관세 협상 타결 직후 브리핑에서 “고정밀 지도는 가장 먼저 논의됐던 분야지만, 우리가 방어한 사안”이라며 “안보 문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도 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특히 △보안시설 블러 처리 △좌표 정보 삭제 △국내 서버 설치 등이 주요 조건이지만, 구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글은 1:5000의 지도는 군사용 고정밀 지도가 아니라 ‘국가기본도’로 분류되며 보안 위협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출처=구글 코리아 블로그 캡쳐>
그러나 최근 구글이 국내 위성사진 중 민감 시설이 블러 처리된 이미지를 구매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일부 보안 조건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해당 지도가 군사용 고정밀 지도가 아니라 ‘국가기본도’로 분류되며 보안 위협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1:5000 축척 지도는 정밀도가 낮은 ‘Low Detail’ 수준”이라며 “학계와 업계 기준으로 봐도 정밀지도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위성사진과 기본도의 활용 목적이 다르며, 실제 서비스 과정에서 위치정보와 결합될 경우 민감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통상적 고려도 필요하지만, 국방과 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국내 플랫폼 업계도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인 길찾기 서비스에는 축척 1:2만5000 수준의 지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플랫폼 업계는 “1:5,000 수치지형도는 정밀지도로 분류되며, 국토부도 이를 고정밀지도에 포함된다고 밝혀왔다”며 “구글의 주장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확보하게 될 경우, 국내 지도 산업이 위축되고 시장 독점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국내 지도업체 관계자는 “구글이 한국에 서버만 설치하면 국내 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며 “문제는 보안처리가 아니라, 구글의 서버 설치 의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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