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상환전환우선주 발행해 2000억 조달…AI 기반 산업용 로봇 고도화 가속
2020년 물적분할 후 그룹 내 유력 IPO 후보군…3~5년 내 상장 도전 할 듯
다만, 상용화 전까지 누적 적자 불가피…쪼개기 상장 논란도 피하기 어려워
HD현대의 로봇 계열사인 HD현대로보틱스가 올해로 물적분할 5년을 맞았다. 그룹 내 잠재 기업공개(IPO)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데다 최근 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한 만큼 IPO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7일 HD현대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다음달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에는 산업은행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Y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여한다.
HD현대로보틱스는 1984년 현대중공업에서 시작한 로봇 사업이 전신이다. 1987년 처음으로 산업용 로봇을 생산했고, 약 40년 동안 현대자동차의 공장 자동화를 도맡아왔다. 이후 2017년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로 출범했고, 2020년 물적분할을 거쳐 2023년 3월 말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됐다.
지분 구조는 HD현대가 90%, KT 10%를 보유 중이다. 회사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산업현장에서 핸들링, 가공, 용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다관절 로봇이다.
산업용 로봇 부문은 HD현대로보틱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2149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 가운데 산업용 로봇에서만 1897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체 매출의 88%에 달한다.
HD현대로보틱스는 이번 투자금을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용 로봇 고도화와 해외 진출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스스로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으로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6년까지 협동로봇을 포함한 10종 이상의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총 50여개의 산업용 로봇 라인업을 구축, 산업용 로봇 시장 국내 1위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우선 부진한 실적이 걸림돌이다. 회사는 2023년 1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2억6800만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로봇 사업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HD현대로보틱스의 가치를 보고 지주사인 HD현대에 투자한 소액주주가 HD현대로보틱스 상장에 반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HD현대그룹은 이미 9개의 상장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는데, 당시 공모가(8만3400원) 대비 약 97% 오른 16만3900원에 마감하며 큰 상승세를 보인 반면 모회사인 HD현대의 주가는 전일 대비 2.19% 하락한 7만4500원에 마감했다.
더구나 최근 상법 개정으로 향후 주주들은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이나 자회사 중복 상장이 추진되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법적 행동에 나설 근거도 마련된 상태다.
다만, HD현대 측은 당장 HD현대로보틱스의 IPO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자금 조달은 신기술 관련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차원이라 상장과는 무관하다”면서 “시장 평가를 잘 받으려면 실적이 잘 나와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상장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HD현대로보틱스는 이번 투자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약 1조8000억원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로봇업계 시가총액 1위인 레인보우로보틱스(5조원대)와 두산로보틱스(4조원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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