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상한제 딜레마 논의…서울시 조사, 음식점 매출 평균 48.8% 배달앱
소상공인 ‘수수료 15% 상한’ 요구 vs 업계 ‘혁신 위축·소비자 부담 전가’ 반발
정부 ‘상한제 필요성’ 공감…라이더 처우·소비자 비용 전가 막을 보완책 과제

한국유통학회는 25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온라인쇼핑협회와 ‘플랫폼 시대, 유통산업 대전환과 공정경쟁의 원칙과 방향’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진채연 기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법제화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플랫폼 업계와 소상공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양 진영간 이해관계 뿐만 아니라 소비자 부담 전가와 라이더 처우 악화 우려까지 맞물리면서 배달 생태계 전반에 논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유통학회는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온라인쇼핑협회와 ‘플랫폼 시대, 유통산업 대전환과 공정경쟁의 원칙과 방향’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규제 강화와 시장 자율성 사이의 균형점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행사는 수수료상한제 논란을 심층적으로 짚고, 혁신과 소비자 후생 간의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학계와 현장에서 주요 의제로 부상한 수수료상한제의 실효성을 기존 연구를 토대로 진단하고, 소비자 후생 관점에서의 정책적 타당성이 핵심 과제로 거론됐다.
현재 플랫폼 수수료는 △배달수수료(39.2%) △중개수수료(30.8%) △광고수수료(19.7%)로 구성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배달앱 내 상위 노출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수료 비용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점주의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매장 매출 중 평균 48.8%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며, 이 중 플랫폼 수수료가 평균 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킨 업종의 경우 플랫폼 수수료 비중(17.5%)이 인건비(15.2%)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소상공인 단체들은 “현재 수수료가 주문 금액의 30~40%에 달해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수수료를 15%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국내 배달 시장은 몇몇 대형 플랫폼의 독과점 구조로 점주의 선택권이 사실상 제한돼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료는 1000원 안팎이지만, 음식점주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수료를 내고 있다. 구조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상한제 도입의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9월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배달플랫폼 수수료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제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플랫폼 수익 감소가 자영업자, 배달 노동자,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이미 배달앱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무료배달 비용 전가, 멤버십 끼워팔기, 최혜대우 조항 요구 등 다양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플랫폼 도입 후 배달 서비스 구조 변화. <출처=최은정(2021), 음식배달 O2O플랫폼산업 현황과 정책에 관한 제언. 유통연구>
반면 플랫폼 업계는 수수료 상한제가 사실상 가격 통제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투자와 기술 혁신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요 논리다. 이유석 동국대학교 교수는 “미국 사례를 보면 상한제 도입 후 오히려 개별 소상공인의 실적은 하락했고, 프랜차이즈 대형 식당의 실적만 개선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수수료를 일률적으로 낮추면 소비자 이용률이 떨어지고, 라이더 수입도 감소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제 코로나19 시기 미국 배달앱 시장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다시 수수료를 인상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고, 플랫폼 내 모든 이해관계자(소상공인·소비자·라이더)를 고려한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수료 상한제 논의는 단순히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문제를 넘어선다. 소비자 만족도, 라이더 처우, 플랫폼 혁신 역량이 동시에 얽혀 있어 정책 결정이 한쪽의 이해만 대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업계는 수수료 규제가 오히려 배달비 인상과 할인 축소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소상공인 단체들은 최소한의 생존 안전망이 없다면 영세업자들은 버틸 수 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수수료 논란은 단순한 규제 대 자율의 대립을 넘어,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장과 플랫폼 혁신, 그리고 소비자 편익이라는 다층적 과제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보여준다”며 “입법 과정에서 참여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체계적 대책이 마련돼야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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