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코리아’ 행정망 나흘째 ‘불통’…정부24 등 일부 복구, “완전 정상화까진 한달”

시간 입력 2025-09-29 17:23:00 시간 수정 2025-09-29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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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24·우체국 급한 불 껐지만…전체 647개 중 62개만 복구
‘국민신문고’ 등 핵심 시스템 96개 전소…대구센터서 재구축
대통령 “근본 대책 만들라” 지시…경찰, 화재 원인 수사 속도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행안부 차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공용브리핑실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국가 행정 전산망 핵심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이 멈춰 선 초유의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9일 ‘정부24’ 등 일부 대국민 서비스를 재개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화재로 완전히 소실된 핵심 시스템들의 복구에는 최소 4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국민 불편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중심으로 총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며, 경찰은 화재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핵심 시스템 96개 전소…“대구센터 이전해 4주 내 복구 목표”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행정안전부 차관)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화재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전소된 96개 시스템을 대구센터로 이전해 복구하는 데 약 4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자원 준비에 2주, 시스템 구축에 2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민간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최대한 일정을 단축하겠다는 목표다.

화재 영향이 적었던 다른 전산실의 시스템부터 순차적으로 재가동한 결과, 29일 정오 기준으로 전체 장애 시스템 647개 중 62개가 복구됐다. 특히 국민 생활과 밀접한 1등급 업무 36개 중 16개(44.4%)가 정상화됐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던 우체국 우편·금융 서비스가 우선 복구됐으며, 주민등록등본 발급 등 민원서류 발급이 가능한 ‘정부24’ 서비스도 이날 오전 8시 30분경부터 운영이 재개됐다.

정부는 이날 화재로 전소된 96개 시스템 목록도 공개했다. 해당 목록에는 국가보훈부의 ‘통합보훈시스템’,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 법제처의 ‘국가법령정보센터’ 등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요 1등급 서비스들이 다수 포함됐다.

정부는 장애 복구 기간을 고려해 9월 재산세 등 각종 세금 납부 및 서류 제출 기한을 연장하고, 오프라인 서류 발급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는 등 국민 불편 최소화 대책을 시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들이 29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불이 붙었던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옮기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이 대통령 “근본 대책 만들라”…정부, ‘AI인프라 거버넌스·혁신 TF' 구성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국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대국민 서비스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같은 장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만들라”고 재차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AI인프라 거버넌스·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보통신 기반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함께 AI 인프라 운영의 근본적인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사태 발생 직후인 지난 27일, 위기경보 수준을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 체제를 가동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신속한 복구와 투명한 소통을 약속한 바 있다.

한편, 화재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서울경찰청의 리튬전지 전문 과학수사요원까지 투입하는 등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관련자 조사와 CCTV 분석 등을 통해 배터리 분리 과정에서 불꽃이 튄 구체적인 이유와 안전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26일 저녁, 국정자원 대전 본원 제7전산실 지하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 교체 작업 중 발생했다. 전원이 차단된 배터리 1개에서 시작된 불은 약 10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화재 여파로 항온항습기가 멈춰 서면서 서버 과열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선제적으로 647개 시스템 전체의 전원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24’ 등 대국민 서비스는 물론, 정부 부처 내부 업무망인 ‘온나라시스템’까지 마비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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