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친구 목록 첫 화면 복귀·숏폼 미성년자 보호조치 추가한다”
‘친구목록 격자형 피드’ 논란에 주가까지 흔들…카카오 결국 원상 복원"
숏폼·피드 전면 배치에 ‘업데이트’ 악평…1000건 리뷰서 42% 불만
카카오가 15년만에 단행한 대규모 개편이 거센 역풍을 맞으면서, 결국 핵심 기능을 다시 복원한다. 지난 23일 공개된 이른 바 ‘빅뱅 프로젝트’는 메신저 본연의 역할을 벗어나 SNS 성격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사용자들의 반발속에 무릎은 꿇은 것이다.
29일 카카오는 “기존처럼 친구 목록을 첫 화면으로 복원하고, 현재의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개발 일정을 고려해 개편안은 올해 4분기 내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숏폼 설정에 ‘미성년자 보호조치’도 추가한다고 공지했다. 지난 27일 공지를 통해 카카오톡 ‘지금탭(숏폼)’ 내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 메뉴를 신설해 해당 내용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신청 및 설정 등을 더욱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방안도 검토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반응과 피드백을 면밀히 듣고 개선 방안을 적극 논의 중”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경청해 편리하게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카카오 개편 논란의 중심에는 ‘친구탭’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전화번호부처럼 이름, 프로필 사진, 상태 메시지가 단순한 목록으로 정렬돼 있었지만, 개편 이후에는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 구조가 도입됐다. 그러나 카카오톡의 ‘친구’ 범위는 직장 상사, 거래처 등 사회적 관계까지 포함하는 만큼, 원치 않는 정보가 노출된다는 불만이 폭주했다. “거래처 프로필 사진까지 왜 봐야 하냐”는 항의가 대표적이었다.
실제로 사용자경험(UX) 컨설팅 그룹 피엑스디 분석에 따르면, 지난 23일 카톡 개편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리뷰 1000건 중 약 42%가 업데이트 전반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환경(UI)과 디자인 불만이 19%, 친구 목록과 프로필 불만도 10%를 차지했다.
이용자들은 “소비자 니즈 파악 못 한 업데이트”, “카카오톡 정체성이 사라진 느낌” 등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중 15%는 이전 버전으로의 롤백을 요구했고, 4%는 다른 서비스로 이동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논란은 숏폼 기능에서도 이어졌다. 기존 오픈채팅탭이 ‘지금탭’으로 개편하면서 숏폼 기능이 전면에 배치됐는데, 학부모들은 “미성년자가 숏폼 콘텐츠에 무제한 노출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 학부모는 “부모도 허락 안 한 ‘숏폼 자유’를 왜 카카오톡이 줄까요”라며 “초등학생 아이에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는 못 하게 하는 대신 카카오톡만 허용했는데, 카톡에서 숏폼이 쏟아져 나온다”고 항의했다. 일부 부적절한 콘텐츠가 노출되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용자 불만은 곧바로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 주가는 개편안 발표 후 4거래일 만에 10.69% 급락하며, 지난 22일 6만6400원이던 주가는 26일 5만9300원으로 떨어져 6만원선이 무너졌다.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모두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강행했다”며 “위에서 하나하나 지시한 결과”라고 적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사용자 체류시간 증가와 광고 수익 확대를 겨냥한 전략이었다고 분석한다. 피드형 UI와 숏폼을 전면에 배치해 이미지·동영상 광고를 늘리고, 인스타그램·틱톡으로 옮겨간 젊은 이용자를 되돌리려는 시도였다는 것이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광고 지면을 넓히고 체류시간을 늘리며, 영상 광고를 송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방향으로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아직 핵심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챗GPT를 필두로 한 AI 기능이 아직 본격적으로 탑재되지 않은 만큼, AI 기능이 들어올 때의 이용자 반응이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다음 달부터 카카오톡 채팅탭 상단에 챗GPT 버튼을 추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선물하기, 카카오맵, 예약하기, 멜론 같은 주요 서비스를 대화창 안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해 ‘국민 메신저’의 활용성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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