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롯데지주 사장 “자사주 소각 맞지만, 시간 필요”

시간 입력 2025-10-14 08:47:09 시간 수정 2025-10-14 08: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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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장, 13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출석
롯데지주의 자사주 2885만8476주…27.51%

고정욱 롯데지주 사장이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쳐>

고정욱 롯데지주 사장이 자사주 소각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기존 자사주 소각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사장은 지난 1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롯데지주의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기 때문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지주의 자사주는 총 2885만8476주로, 27.51%의 비중을 차지했다.

앞서 롯데지주는 지난 2017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4개 상장사(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인적분할과 투자부문 흡수합병 등을 통해 32.5%의 자사주를 취득한 바 있다.

이후 롯데지주는 지난 6월 자사주 524만5000주(약 5%)를 계열사인 롯데물산에 1450억원에 매각했다. 또 15% 내외 자사주를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에게 매각하고, 일부는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통업계 중 샘표, 한샘 등과 함께 자사주 비율이 30%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날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사장을 향해 자사주 소각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고 사장은 “기존 취득한 자사주에 대해 빠른 시각 내에 소각해야 한다”면서도 “기존 자사주 취득 이유와 방법을 살펴보고, 일정 기간 시간을 주셔서 균등하거나 불균등하게 시간을 가지고 소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여권에서는 롯데지주를 향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롯데지주가 보유한 자사주를 어떻게 처분하는지, 특정 주주의 이익에 동원되지 않도록 처리하는지 꼭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의결권 있는 주식을 비교했을 때 (자사주) 매각 전과 매각 후,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2.2%를 기록한 반면 신동빈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66% 증가됐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또 대림통상 사례를 언급하며 사회적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 2006년, 서울 서부법원은 대림통상에서 이재우 회장에게 자사주를 매각한데 대해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처분 무효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그 당시 대림통상의 상황과 현재 롯데지주의 상황을 비교해서, 과연 이슈화될 것인지 검토해봐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범여권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자사주 의무 소각 내용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자사주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며, 자사주가 소각될 경우 주당 이익이 높아진다는 이유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수빈 기자 / choi320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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