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구글 요청 분수령…정부·국회 ‘안보 리스크’로 사실상 불허 기조
네이버, AR 내비·3D 플라잉뷰…카카오, AI 추천·정밀 교통 서비스로 맞불
산업계 “반출 시 국내 시장 잠식 불가피”…회원사 88% “매출 악영향 우려”

황성혜 구글코리아 부사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25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국회사진기자단>
정부의 구글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여부 결정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정치권은 물론 정부도 ‘안보 위협’을 이유로 사실상 ‘불허’ 입장을 굳힌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들은 AI와 고객 맞춤 서비스를 통해 지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구글이 요청한 1:5000 축척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에 대해 11월 11일까지, 애플에 대해 12월 8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심의 기간을 각각 60일씩 연장한 결과다.
정부는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를 통해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1: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는 군사·치안뿐 아니라 주요 기간시설 위치 정보가 상세히 포함돼 있어 국가 기밀과 산업 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고정밀도 반출 ‘불허’ 기조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밀 지도가 상업 위성과 교통 정보, 소셜미디어와 결합되면 테러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구글이 지도 기술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 안보상 치명적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안보에 위협 요소가 없을 경우에만 반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게 국방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정부 내부에서는 반출이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산업계도 이번 지도 반출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구글의 요청이 “관광 활성화를 명분 삼은 데이터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개방되면 글로벌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지도·내비게이션 산업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으며, 보안과 품질 관리 체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공간정보 업체 10곳 중 9곳이 정밀지도 데이터의 반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사 88%(매우 악영향 53%, 다소 악영향 35%)는 ‘지도 반출’이 이뤄질 경우 장기적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지도 AR 내비게이션 서비스. <출처=네이버>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구글은 정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반출 결정 시한을 앞두고 민감 시설을 가림막 처리하고, 좌표 정보를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과 여론전 강화 차원에서 대관 담당 인력을 새롭게 모집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황성혜 구글코리아 부사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위성사진 내 민감 시설은 가림막 처리하고 좌표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 요구에 대해서는 “전 세계 동시 서비스 특성상 해외 서버를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구글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지도 플랫폼들은 AI 기술력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국내 지도 수성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지도는 최근 실내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과 3D 랜드마크 구현 서비스 ‘플라잉뷰 3D’ 서비스를 출시했다. GPS 신호가 닿지 않는 공간에서도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해 AR로 길을 안내하는 기능으로, 디지털 트윈과 AI 비전 측위 기술이 적용됐다. 또한 ‘발견’ 탭을 통해 사용자 위치·관심사 기반 맞춤형 맛집과 문화시설을 제안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했다. 그 결과 올해 8월 네이버지도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855만9753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카오맵은 7월부터 AI 장소 추천 서비스 ‘AI메이트 로컬’을 운영 중이다. 사용자와 대화하듯 “애견 동반 가능한 브런치집 알려줘” 입력 시 취향 맞춤 장소를 제시하는 서비스로, 실시간 교통 정보 기반 ‘초정밀 교통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맵 MAU는 올해 8월 1266만1267명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카카오맵 AI메이트 로컬 도입. <이미지 =카카오>
국내 지도 플랫폼들은 신뢰도 높은 리뷰를 통해 이용자 확보와 체류시간 증가에도 힘쓰고 있다. 네이버는 결제 포스(POS) 기기 연동으로 영수증 인증 없이 ‘실제 방문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플레이스 플러스’ 시스템을 확대하고, 제휴 포스사 직접 등록 창구도 신설해 확대 중이다. 카카오는 지도 서비스 UI를 개편하며 부적절 리뷰 신고 기능을 개선, 매장주가 허위·비방 리뷰를 비공개 상태에서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허위, 거짓, 욕설 등 부적절한 리뷰의 경우 매장주가 비공개 상태에서 신고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에게 신뢰도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즉각적인 지도 반출 허용이 시기상조이지만, 향후 3~5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개방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도 IT 기업 차원을 넘어 공간정보 생태계의 일원으로 지도 반출에 협력해야 하며, 자생력 확보 방안을 함께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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