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89.9% ‘수수료 부담↑…정부, 배달앱 상한제 입법 속도
배민·쿠팡이츠 공정위 조사 압박 속 동의의결 난항…규제 필요성 대두
일각선 상한제 도입 시 소비 86% 위축 우려도…“서비스 축소 될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다음 달 9일 전에 ‘배달 플랫폼 규제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출처=연합뉴스>
정부의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향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배달 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도 배달 플랫폼의 ‘갑질 의혹’을 놓고 조사 강도를 높였다.
19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다음 달 9일 전에 ‘배달 플랫폼 규제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이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을 자국내 빅테크를 겨냥한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규정하며 반발하는 상황을 감안해, 온플법 보다 국내 실정에 맞는 배달앱 특화 규제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예정된 특별법은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이 입점 업체에 부과하는 중개·결제수수료, 광고비 등 ‘총수수료’에 상한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표준계약서 의무화 △배달 종사자 배달비 최소·최대 기준 설정 △플랫폼의 일방적인 약관 변경 금지 조항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상생안 마련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아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정기국회 기간 ‘배달플랫폼 특별법’ 제정 가능성도 열어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와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번 입법 추진은 사실상 정부와 여당이 배달앱을 둘러싼 갈등을 ‘법’으로 해결하겠다는 방향을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을지로위는 지난 8월부터 배달앱 업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플협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운영해 수수료와 배달비 체계 개편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9월 회의에서 입점업체 단체가 퇴장했고 국감 등의 일정으로 인해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을지로위 관계자는 “원래는 입법보다는 자율 상생을 목표로 했지만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여야 모두 수수료 상한제 법안을 낸 만큼 이제는 입법 논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공정위는 배달 업계 1·2위인 배민과 쿠팡이츠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정위는 배민에 대해 입점업체가 ‘배민 배달’을 이용하도록 유도한 자사우대 혐의와 관련해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정액형 광고 서비스인 울트라콜 폐지 등으로 가게 배달을 이용하는 점주의 부담이 커지면서, 사실상 배민 배달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판단이다.
또한 지난 달 13일에는 두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음식 가격과 혜택을 다른 앱과 동일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강요한 ‘최혜대우’ 혐의에 대해서도 각각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공정위는 이 조항이 플랫폼 간 경쟁을 저해하고 수수료 인상 압력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양사는 지난 4월 자진시정(동의의결)을 신청했지만, 아직 구체적이고 충분한 시정안이나 상생 방안을 내놓지 않아 절차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배달앱 전담 TF를 가동해 연내 조사를 마무리하고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 국정감사 결과를 보고하고 후속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더불어민주당>
배달앱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는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수수료 부담이 자리한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메타캠페인에 의뢰해 자영업자 8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89.9%가 “최근 1년간 배달앱 수수료·광고비 부담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증가했다”는 응답은 76.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실제로 부담하고 있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매출 대비 배달앱 수수료·광고비가 ‘20%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66.9%로 가장 많았다.
한편, 일각에선 수수료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배달비 인상, 배달 축소, 할인 혜택 감소 등이 뒤따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성희 호서대 교수가 한국상품학회 정책포럼에서 발표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음식 배달 주문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 배달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상한제가 소비자 선택 폭을 줄이고 주문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상한을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보완책을 충분히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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