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이 다시 뛴다] ① 이호진 ‘사법리스크’ 20년…멈춰선 태광, 다시 부활 ‘날개짓’

시간 입력 2025-11-24 07:00:00 시간 수정 2025-11-24 08: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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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이호진 전 회장 사법 리스크 장기화…경영공백, 성장 동력 실종
티브르드 매각 이후 비핵심 사업 대거 정리…포트폴리오 절반으로 축소
그룹의 유일한 버팀목 흥국생명…공격경영, 재도약의 발판

주력인 석유화학·섬유에서 금융·미디어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한때 재계 30위권까지 부상했던 태광그룹이 20여년 넘게 진행돼 온 사법리스크 족쇄를 벗고 다시 재 도약에 나서고 있다. 태광그룹은 과거 선대 회장부터 이어져 온 ‘무차입 경영’으로, 재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현금부자, 알짜기업’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태광은 그룹 총수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로, 지난 20년간 사실상 성장없는 정체기업으로 추락했다. 본지에서는 과거 승승장구 하던 태광그룹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배경과 함께, 최근 다시 화장품·부동산·호텔 사업에 도전하며 재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도 조명하고자 한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호진 사법리스크’…태광그룹, 20년간 성장정체 

태광그룹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총수인 이호진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 되면서, 성장과 확장 대신 생존 경영에 만족해야 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촉망받는 인재였다. 3남 3녀 중 막내인 그는 1993년 흥국생명 상무이사로 경영에 입문했고, 2003년에 큰형인 이식진 부회장이 별세하면서 이듬해 회장직에 올랐다.

이 전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2006년 횡령·배임 수사가 촉발되면서 본격화됐다. 비자금 4400억원을 7000개의 차명계좌로 운용하며 세금 납부와 보험 가입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였다. 이후 이 전 회장은 2011년 1400억원대 손실을 일으킨 혐의로 구속 기소된다. 상고심만 3차례 거쳐 진행되며, 결국 2019년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특히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이 전 회장은 간암 등을 이유로 7년 이상 보석 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보석기간 중 음주·흡연·외출 장면이 포착되며 황제 보석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2021년 만기 출소했지만 사법 리스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2년에는 케이블TV 계열사인 티브로드 지분 매각 과정에서 회삿돈에 손해를 끼쳤다는 고발이 제기됐고, 2023년에는 골프장 회원권 강요 배임 혐의로 또 고발됐다. 현재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 전 회장은 현재 태광산업 비상근 고문과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 이사장, 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다만 등기임원 복귀는 하지 않고 있다.

스스로 성장 멈추고, ‘생존경영’ 치중…계열사 의존 강화…사업 다각화는 후퇴

이 전 회장이 20여년간 사법리스크에 휘둘리면서, 그룹은 경영공백으로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태광은 과거 금융, 미디어 사업으로 포토폴리오를 확장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그룹 총수가 장기간 사법리스크로 곤욕을 치르면서 과거 공격적인 경영기조에서 생존경영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다.

태광은 재계에서도 손꼽히는 현금 보유 기업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이러한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는 차단됐고, 과거 금융과 함께 그룹의 주축을 형성하던 티브로드까지 매각해야 했다.

스스로 성장을 멈춘 채 현상유지 기업을 자처하면서, 태광그룹의 재계 순위는 2006년 45위에서 2012년 53위, 2025년에는  59위까지 추락했다.

무엇보다, 금융, 미디어, 섬유, 화학까지 아울렀던 포토폴리오의 해체가 뼈 아팠다. 

이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된 2012년 당시만 해도, 태광은 미디어·출판·관광·금융·제조를 아우르는 다양한 포토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디어사업의 주축인 티브로드를 SK브로드밴드에 매각한 이후 비핵심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작업이 진행되면서, 현재 그룹내 계열사는 과거의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설상가상, 과거 주력이던 섬유·화학이 글로벌 업황악화로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태광그룹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매년 수천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국내 10대 생보사로, 총수의 경영공백으로 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그룹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오고 있다. 태광그룹이 최근 다시 공격경영의 DNA를 복원 시키고, 화장품, 부동산, 호텔 사업 등으로 영토확장에 나설 수 있는 것도,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흥국생명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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