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이 다시 뛴다] ② ‘현금부자’ 태광, M&A 빅딜 2조 쏜다…“이호진 두 자녀 참여, ‘경영승계’ 수순”

시간 입력 2025-11-25 07:00:00 시간 수정 2025-11-24 17: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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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만 M&A 4건 동시 추진…2조원대 규모
풍부한 현금동원력…규제변화에 맞서 M&A 적극 나서
M&A 펀드에 이호진 두 자녀 참여…‘3세 경영승계용’ 해석도

주력인 석유화학·섬유에서 금융·미디어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한때 재계 30위권까지 부상했던 태광그룹이 20여년 넘게 진행돼 온 사법리스크 족쇄를 벗고 다시 재 도약에 나서고 있다. 태광그룹은 과거 선대 회장부터 이어져 온 ‘무차입 경영’으로, 재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현금부자, 알짜기업’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태광은 그룹 총수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로, 지난 20년간 사실상 성장없는 정체기업으로 추락했다. 본지에서는 과거 승승장구 하던 태광그룹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배경과 함께, 최근 다시 화장품·부동산·호텔 사업에 도전하며 재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도 조명하고자 한다.

◇ M&A 큰손으로 부상…화장품·부동산 이어 조선업까지 노려

태광그룹이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룹의 주축인 석유화학·금융(보험) 뿐만 아니라 화장품·부동산·호텔업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해, 올 한해에만 약 2조원대의 자금을 M&A 시장에 쏟아부을 전망이다.

태광그룹은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중견기업인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63.1%를 약 4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태광이 본격적으로 소비재 영역에 진출한 첫 사례다.

또한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인수전에 뛰어들어, 지난 18일 호텔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매각가는 약 2500억원대로 알려졌다.

태광그룹의 주축인 흥국생명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사인 이지스자산운용 본입찰에도 참여했다. 경쟁자인 한화생명과 힐하우스가 1조원 안팎을 제시한 반면, 흥국생명은 1조원 초반대를 써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광은 케이조선(옛 STX조선) 인수에도 발을 뻗었다. 미국계 사모펀드 TPG와 공동으로 지난 12일 예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거래 규모는 5000억원 내외로 거론되고 있다.

태광그룹은 이처럼 올해 들어 4건의 대규모 M&A 프로젝트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다시 재계에 존개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태광그룹의 포토폴리오도 과거 석유화학, 금융업 중심에서 뷰티(애경산업)·호텔(메리어트 남대문)·부동산(이지스자산운용)·조선업(케이조선) 등으로 대폭 확장될 전망이다.

◇현금동원력, M&A 시드머니로 활용…사업부진은 큰 부담 

태광그룹이 이처럼 대규모 M&A 빅딜을 사실상 싹쓸이 하면서, 시장에서는 태광의 막대한 ‘현금동원력’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한창이다. 태광그룹은 과거 2000년대 이전부터 ‘현금부자, 알짜기업’ 이란 평가를 받으며 재계의 부러움을 사 왔다.

실제, 태광그룹의 주축인 태광산업의 경우, 올 상반기 별도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3496억원, 단기금융삼품 72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애경산업 인수에 필요한 4700억원, 남대문 코트야드 메리어트 인수에 소요되는 2500억원대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 계열인 흥국생명 역시 최근 태광그룹의 M&A 행보에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흥국생명은 현재 5183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추가 자본조달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흥국생명이 보유 현금과 후순위채 조달을 결합할 경우, 이지스 인수를 위한 대부분의 자금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태광산업·흥국생명 등의 풍부한 자금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본 사업의 부진은 큰 부담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태광산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599억원에서 올 상반기 116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태광산업은 3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향후 투자 지속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지급여력제도(K-ICS)도 태광이 흥국생명을 앞세워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K-ICS 제도하에서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위험계수가 3~4배 급증해, 보험사가 사옥·수익형 부동산을 보유할수록 요구자본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흥국생명이 사옥을 리츠에 넘기고, 동시에 국내 1위 부동산 운용사 인수전에 뛰어든 데는 이런 규제 환경 변화도 깔려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태광그룹은 이미 그룹내 핵심 자산을 부동산·리츠 플랫폼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별도의 리츠 운용사인 흥국리츠운용을 세우고, 특히 흥국생명 본사 빌딩을 흥국코어리츠에 매각해 장기 임차인으로 남는 구조도 만들었다.

◇ M&A 공격 행보‘3세 경영승계’ 해석도

태광그룹의 최근 일련의 M&A 행보는 단순한 외형 확장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와 자본전략의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태광산업과 애경산업 투자 컨소시엄(SPC)을 이룬 티투프라이빗에쿼티(T2PE)는 지난해 12월에 설립된 태광그룹 계열의 신생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는 △태광산업 41% △티시스 41% △이호진 전 회장의 장남 이현준 9% △장녀 이현나 9%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호준 전 회장의 두 자녀는 티시스 지분을 각각 11.3%, 0.55% 보유하고 있어,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히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외부에서는 사모펀드인 T2PE가 사실상 3세의 경영승계 및 투자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향후 M&A에서 발생하는 배당·성과보수 등이 3세에 그대로 유입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향후 경영승계를 위한 지렛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태광그룹 관계자는 “태광산업의 주력인 석유화학·섬유 부문의 구조적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로 기업 생존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  회사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 조선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 발굴 및 M&A를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특히 3세 경영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T2PE의 특수 관계인 지분 참여는 '앵커 투자' 성격으로, 외부 투자 참여를 촉진하고 자산 운용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익 편취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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