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5.9조로 커지는 퀵커머스…30분 경쟁 넘어 ‘유통 재편’으로 무대 이동
배민은 PPC·PB로, 쿠팡이츠는 지역 즉시배송으로…‘상반된 확장 전략’ 격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31억9000만 달러(약 4조4000억원)에서 2030년 43억 달러(약 5조9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출처=우아한청년들>
국내 퀵커머스 시장이 ‘30분 배송 전쟁’을 넘어 유통 구조와 상품 차별화를 중심으로 한 ‘구조 경쟁’ 시대로 본격 진입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GS리테일·CU 등 대형 유통사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서비스 혁신, 물류 효율화, 자체 브랜드 확장 등 다층적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31억9000만 달러(약 4조4000억원)에서 2030년 43억 달러(약 5조9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7.49%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1인 가구 확대 △수도권 중심의 인구 밀집 △스마트폰 보급 증가를 핵심 성장 요인으로 꼽는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도 퀵커머스 서비스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퀵커머스 서비스인 ‘배민B마트’를 출시한 이후, 물류 인프라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를 예측해 상품을 직매입하고 이를 도심형 유통센터(PPC)에 보관한 뒤 주문 즉시 라이더가 배송하는 방식이다.
배민은 퀵커머스 사업에서 입점 업체 확대를 통해 ‘이용자의 새로운 가게 탐색과 발견을 유도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탐색이 활발한 이용자일수록 장기 충성 고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9월 기준 배민B마트에는 이마트 전국 61개 점포를 비롯해 홈플러스, GS더프레시, CU, GS25 등이 입점해있으며, 생활용품부터 신선식품, 베이커리까지 대부분 상품을 한 시간 안에 받을 수 있다. 수도권 8개 물류센터에서는 오전 6시부터 운영하는 얼리오프닝 서비스도 도입됐다. 향후 서울 전체 및 수도권, 지방까지 운영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효진 우아한형제들 커머스사업부문장은 “집에서 편리하게 대형마트·SSM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의 매장 입점을 통해 고객들이 더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은 자체 브랜드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배민B마트 내 PB 상품인 ‘배민이지’는 현재 약 200여종의 상품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 10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 품질 향상은 물론 고객 할인, 제휴처 확대를 통한 구독제 강화, 픽업 주문·커머스 마케팅 투자 등을 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GS25 매장에서 쿠팡이츠 배달 모습. <출처=GS리테일>
쿠팡이츠도 앱 메인 화면에서 퀵커머스 무료배송 신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평균 30분 도착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물류 역량과 와우 멤버십 무료배송 혜택이 결합되면서 배민과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츠는 2021년부터 운영하던 기존 직매입형 퀵커머스 ‘이츠마트’를 지난 8월 종료하고, 음식 외 상품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쇼핑’ 서비스를 도입했다. 별도 물류센터 없이 반경 4km 안의 지역 점포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구조로, 점포의 실시간 재고를 활용해 주문을 처리한다. 현재 슈퍼마켓, 정육점, 과일가게, 꽃집, 문구점 등 다양한 업종이 참여하고 있으며 대부분 주문은 한 시간 안에 배송된다.
이 방식은 거점을 별도로 구축하거나 상품을 매입할 때 발생하는 부담이 적고, 입점 매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후발주자로서 최소 비용으로 퀵커머스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부터 편의점 CU가 쿠팡이츠에 입점해 배달 및 픽업 서비스를 시작한다. <출처=BGF리테일>
편의점 제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8월 GS리테일과 손잡고 GS25 약 5000개 점포에서 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GS더프레시까지 확대했다. 이달 25일부터는 CU까지 합류하면서 ‘장보기·쇼핑’은 지역 소상공인 점포부터 주요 편의점과 슈퍼마켓까지 폭넓은 상품 구색을 갖추게 됐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편의점주들이 쇼핑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판로를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치열한 무료배송 경쟁과 30분 배송 확산은 라이더 수급난과 배송비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주문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플랫폼 간 속도 경쟁까지 격해지면서 배달 인력의 업무 밀도와 물류 효율 사이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민 역시 지난해 외주 용역비(라이더 배달비)가 9447억원 증가할 만큼 비용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퀵커머스 시장의 미래는 단순 속도 경쟁에 머물지 않는다”며 “포화 상태에 가까워진 배달 음식과 생필품 시장을 넘어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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