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로드러너 도입 후 월평균 소득 424만원, 29%↑…“배차 효율화로 수익 개선”
라이더 60.7% ‘도입 시 업무 중단’ 응답…정산 오류 경험률 77.8%로 현장 불만 폭증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인공지능(AI) 기반 배차 시스템 ‘로드러너’ 도입 이후 전업 라이더들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출처=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인공지능(AI) 기반 배차 시스템 ‘로드러너’ 도입 이후 전업 라이더들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현장 라이더들은 정산 오류와 강제 스케줄제 등 부작용을 호소하며 반발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회사가 내세우는 ‘안정적 배차’ 논리와 현장의 ‘노동 통제’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배달의민족의 물류서비스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은 로드러너를 시범 운영 중인 화성시 전업 라이더(주평균 40시간 이상)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도입 전 6개월간 월평균소득이 329만원에서 도입 후 424만원으로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접 도시인 수원·평택·용인 지역의 전업 라이더들 월 평균소득(319만원)과 비교하면 33%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안정적 배차와 운행 동선 개선으로 배달 효율성이 향상됐다”며 “조리대기 시간과 이동 비효율이 줄어 라이더 수익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드러너가 소비자에게는 더 향상된 서비스, 가게에는 매출 확대, 배달업계에는 경쟁력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로드러너’는 배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가 자체 개발한 글로벌 배차 시스템이다. 기존의 실시간 접속 중심 구조를 ‘시프트(출퇴근)’ 방식으로 바꾸고, 8단계 등급제에 따라 배차 혜택을 차등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1년 오산 첫 도입 후 올해 4월 화성과 동탄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도입 지역 라이더·점주들 사이에서는 ‘자율성 침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강제 스케줄제 도입으로 배달업의 핵심 장점이었던 ‘자율성’이 크게 줄었고, 상위 등급 라이더가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를 선점하면 하위 등급은 배차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다는 구조적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배민은 로드러너로 수입이 늘었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라이더들이 몸을 더 혹사한 결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도 “배민이 로드러너를 확대하려는 이유는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에 로열티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플랫폼을 통한 노동 착취 구조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이 이달 25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로드러너 도입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 투쟁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라이더유니온>
실제 현장 라이더의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라이더유니온이 화성과 오산을 포함한 배달노동자 1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0.7%는 “로드러너가 도입되면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답했고, 25.9%는 근무 시간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정산 불투명성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라이더 54명 중 87.1%는 “배민커넥트 대비 정산이 부정확하다”고 답했으며, 77.8%는 정산 오류를 직접 경험했다고 밝혔다. 일부 라이더들은 “초기 안내된 배달료 9000원이 실제 정산에서는 4000원대로 줄어드는 일이 반복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배민은 지난달 계획했던 제주 지역 로드러너 도입을 무기한 연기함과 동시에, “로드러너 전국 확대는 결정된 바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다만 업계에서는 로드러너의 전국 확대가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니클라스 외스트베리 DH 글로벌 CEO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한국 일부 지역에 글로벌 물류 스택을 적용해 배달 효율을 개선했다”고 언급한 점이 근거로 꼽힌다.
이에 라이더들의 반발은 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공플협 ‘비정규직 이제그만’, 플랫폼노동희망찾기 등 노동 단체들은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로드러너 전면 폐기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장은 이날 대회에서 “기준도 모르는 등급에 시간당 배달 건수, 수락률이 반영된다니 무턱대고 과속하며 충성 경쟁만 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김준형 공플협 의장도 “정부와 공정위는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며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등 규제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로드러너는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 중인 배차 시스템”이라며 “간담회·설문조사·실시간 제보센터 운영 등으로 현장 라이더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라이더를 위한 대표 배달앱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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