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7년 레벨4 상용화 위해 실증도시·원본 영상 데이터 개방
네이버, 루키2·룽고로 글로벌 로봇 자율주행…해외 파트너십 강화
카카오, ROii 앞세워 2030년 100대 공급 목표… DRT·원격관제

부산시 기장군 오시리아역 버스 탑승장에서 부산자율주행버스(BigAi) 시승 체험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시행사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정부가 2027년 ‘자율주행 레벨4’ 상용화를 목표로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실증도시 조성부터 영상 데이터 규제 완화까지 제도 전반을 손보고, 기업 간 협력모델도 구축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시장과 국내 생태계를 겨냥한 전략으로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경쟁에 힘을 싣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자율주행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중 도시 전체를 실증구역으로 지정한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조성한다. 1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투입돼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증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 단계는 ‘레벨3’으로, 특정 구간에서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미국·중국과 같은 레벨4 수준(특정 구간에서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정부는 데이터 활용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그동안 정확도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영상 비식별화 요건이 개선돼 내년부터는 연구개발 목적에 한해 ‘원본 영상 데이터 사용’이 허용된다. 이는 자율주행 데이터 축적과 교통취약지역 서비스 향상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임시운행허가 제도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자율주행 개발사만 임시운행허가를 받을 수 있었으나, 내달부터는 운수사업자도 단독 허가를 취득할 수 있다. 모든 자율주행차 유형에 신속허가(패스트트랙)가 적용되며, 교통약자 보호구역 내 자율주행 운행도 가능해진다. 원격 제어 범위도 기존 주차 단계에서 주행 단계까지 확대된다.
제도적 기반도 함께 손질된다. 정부는 내년 자율주행차 운행관리 의무를 담당할 법적 책임 주체(안전관리자) 제도를 도입하고, 형사·행정 제재 범위를 명확히 할 예정이다. 택시업계와 자율주행 업계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도 가동돼 상용화 과정의 연착륙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자율주행차의 기술력 향상과 국민 체감도 제고를 위한 과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규모 실증기반 조성, 규제 개선, R&D 지원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정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기술을 로봇과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출처=네이버 랩스 홈 화면 캡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기조에 맞춰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율주행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기술을 로봇과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6일 공개한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루키2’는 한국어·일본어·영어 등 다국어를 지원하고 각국의 제품·통신 인증을 충족해 해외 시장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경량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적용해 5G 환경이 아니어도 작동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루키2는 설계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세계 각국의 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일본 최대 통신기업 NTT동일본과 사우디 국부펀드 산하 ‘뉴 무라바’ 개발회사와 협력해 해외 파트너십도 넓히는 중이다. 올해 도쿄 야에스 빌딩에서 아크 시스템 기반 로봇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험하며 현지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기도 했다.
실외 자율주행 로봇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실외용 로봇 ‘룽고(Lungo)’ 프로젝트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랩스 제2사옥 1784 주변 도로와 캠퍼스 일대에서 실험이 이뤄지고 있으며, 자율주행 플랫폼 ‘어라운드’와 로봇 클라우드 ‘아크’와의 통합 적용이 기대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룽고 프로젝트는 현재 내부 테스트 단계이며, 실내·실외 환경별로 목적에 따라 다른 모델을 제작해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AVV (Autonomous Vehicle Visualizer) 화면. <출처=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형 자율주행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2021년 출범한 ‘KM 자율주행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력 기반을 마련했고, 지난 9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손잡았다. 양사는 국산화율 90%를 달성한 한국형 레벨4 자율주행차 ROii를 내년 말까지 10대 투입하고, 2030년까지 1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해외 자율주행 선도기업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상용화에 나서고 있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속도가 붙고 있다”며 “차량 제조사와 개발사, 플랫폼사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미래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AI 기반 인지·판단·제어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하며, 이를 탑재한 차량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서울·판교·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실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교통 소외지역을 위한 수요응답형(DRT)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을 에스유엠(SUM)과 공동 구축하며, 원격 관제 및 안전관리 기술 협력을 확대 중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과 각 특색에 맞는 다각도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 국내 생태계의 대응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2022년 약 1조5003억 달러에서 2030년 13조632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32.3%다. 업계에서는 △기술 혁신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 △모빌리티 서비스 수요 증가 △글로벌 IT 기업과 완성차 기업 간 협력과 경쟁이 맞물리면서 시장을 밀어올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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