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쇄신’ 초점 맞춰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 단행
‘구광모의 남자’ 신학철·‘37년 LG맨’ 조주완 깜짝 용퇴
전자 류재철·화학 김동춘·이노텍 문혁수 등 정예군 발탁
구광모 체제 본격 가동…미래 성장동력 ‘ABC’ 분야 육성
AI 전문가 파격 기용…86년생 조헌혁 ‘최연소 상무’ 탄생
실적 부진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LG전자와 LG화학의 구원 투수로 류재철·김동춘 ‘뉴 리더’가 기용됐다.
LG는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AI(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등 ‘ABC’ 분야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AI 기술 인재를 중점 발탁하며 글로벌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을 천명했다.
LG의 연말 인사는 ‘쇄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LG그룹의 주력인 LG전자와 LG화학에서 거센 인사 바람이 불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사장에 임명했던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37여 년의 ‘LG맨’ 생활을 정리하고 용퇴한다. 그 뒤를 이어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이 신임 CEO(최고경영자)에 올랐다. 2인 부회장 체제의 한 축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나고, 대신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이 LG화학을 이끈다.
LG는 이번에 새로 꾸려진 경영진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의 리더십을 한층 제고하고, ‘구광모 2.0 시대’ 본격화를 위해 시동을 건다는 구상이다.
㈜LG와 각 계열사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도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구광모 회장의 연말 인사 키워드는 ‘안정’보다 ‘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LG는 새로운 리더십을 기반으로 미래 사업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LG전자와 LG화학 등 핵심 계열사의 CEO를 교체했다.
37여 년 간 LG전자에 몸담았던 조주완 사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조 사장의 후임으로는 류재철 사장이 선임됐다.
LG전자 신임 CEO에 기용된 류 사장은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로 입사해 재직 기간의 절반가량을 가전 연구개발(R&D)에 종사한 ‘기술통’으로, 높은 기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사업을 이끌어 왔다.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힘써 온 그는 홈 플랫폼 및 구독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주력했다. 2021년부터는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을 맡아 LG 생활가전을 단일 브랜드 기준 명실상부 글로벌 1위 지위로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류 사장은 근원적인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LG전자의 사업 체질 개선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광모의 남자’로 불리는 신학철 부회장도 퇴진한다. 2023년 연말 인사에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용퇴로 고(故) 구본무 회장이 임명한 6명의 부회장단이 모두 그룹을 떠나면서 LG그룹 부회장단은 온전히 구 회장의 선택으로 중용된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과 신 부회장, 2인 체제로 축소됐다.
그러나 이번에 신 부회장마저 용퇴하면서 LG그룹 부회장단은 1인 체제로 재편됐다.
지난 7년 간 LG화학의 전지 소재 등 신성장 미래 사업과 글로벌 경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 신 부회장은 세대교체라는 대의를 실천하기 위해 물러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부회장의 뒤를 이을 신임 CEO에는 김동춘 본부장이 중용됐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김 신임 사장은 1996년 LG화학에 입사한 이후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등 첨단 소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핵심 요직을 도맡은 그는 소재 사업 및 전략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으며, 전자 소재 사업을 고수익 성장 사업으로 전환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정평이 났다.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김 사장은 CEO와 현재 맡고 있는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겸임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및 사업 운영 방식의 전환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LG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술 인재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신성장 사업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반도체용 부품 사업부터 라이다(LiDAR)·레이더(Radar)를 포함한 자율주행 센싱 부품 사업, 로봇용 부품 사업까지 원천 기술 기반의 미래 육성 사업을 발굴해 온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은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2013년 LG이노텍 광학솔루션개발실장을 시작으로 연구소장, 광학솔루션사업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광학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운 문 신임 사장은 2022년 12월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맡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했다.
2023년 12월엔 CEO로 선임되며 LG이노텍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견고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신임 사장은 핵심 R&D 경쟁력을 제고하고, 차별적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LG전자에서도 2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양대 축인 전장 사업과 HVAC(냉난방공조) 사업을 이끄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부사장과 이재성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2018년 말 LG전자에 합류한 은 신임 사장은 2021년 말부터 VS사업본부장을 맡아 왔다. 그는 미국 관세,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 등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끈 데 이어 전기차 부품 및 차량용 램프 사업의 효율화를 이뤄냈다.
이 신임 사장은 1987년 금성사 공조기연구실로 입사해 R&D, 상품 기획, 마케팅, 영업, 전략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HVAC 전문가다. 지난해 말부터 ES사업본부장을 맡아 가정·상업용 공조 사업을 이끌었다.
특히 초대형 냉동기 칠러(Chiller)로 산업·발전용 공조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HVAC 유지보수 사업을 가속화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BC 분야를 포함한 R&D 인재를 전략적으로 발탁하는 인사 기조도 이어졌다.
최근 5년 간 LG가 선임한 신규 임원 중 25% 이상은 ABC 분야를 포함한 R&D 분야 인재다. 올해도 ABC 분야 인재가 전체 승진자의 21%를 차지했다. 이렇듯 LG는 미래 기술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최연소로 승진한 상무, 전무, 부사장은 모두 AI 전문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1975년생인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 부사장을 비롯해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전무(1978년생), 조헌혁 LG CNS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담당 상무(1986년생) 등이다. 이 중 조 상무는 올해 최연소 임원 기록도 세웠다.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기술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더욱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성별에 상관없이 전문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으로 인재를 중용하는 성과주의 인사 기조도 주목 받았다.
LG그룹 최초의 여성 CFO(최고재무책임자)인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사업, 마케팅, 인사 등 분야에서 여성 임원 3명이 신규 선임됐다.
한편 LG는 앞으로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시 인사를 실시하는 등 유연한 인사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또 미래 기술 중심의 인재 중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목표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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