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4세, 해군 장교됐다…‘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재용 ‘뉴 삼성’ 힘 실린다

시간 입력 2025-11-28 18:20:30 시간 수정 2025-11-28 18: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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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이지호씨, 장교 임관…이재용·홍라희 등 삼성 일가 총출동
병역 의무 다하고자 솔선수범하는 삼성 일가, 전국민 호감 샀다
높아진 삼성 대외 신인도, 이재용 ‘뉴 삼성 재건’ 조력자 될 것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오른쪽)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이지호 신임 소위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가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삼성 오너 일가에서 첫 장교가 탄생한 것이다.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 포기라는 어려운 선택을 한 이씨의 솔선수범에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 오너 4세의 군 입대가 삼성그룹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고, 차기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도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 오너 일가 중 병역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 온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 군 장교를 배출한 삼성 일가는 물론, 삼성그룹에 대한 대외 신인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키려는 이 회장의 책임 경영과 지배구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삼성 오너 일가는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가 해군 장교로 임관하는 모습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동생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임관식을 지켜봤다. 이씨의 동생 이원주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 일가는 오후 2시 행사 시작보다 30분 먼저 도착했다. 이 회장은 홍 명예관장과 관람석 중앙 안쪽에 마련된 가족석에 앉았다.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이씨의 임관식을 참관했다.

특히 이씨는 이날 임관식에서 기수 대표로서, 대열 맨 앞에서 제병 지휘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해군측에 따르면 제병 지휘자는 지원자 중 제식, 발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한다. 이씨는 지원자 중 최종 2명에 선발됐고, 동기 추천을 받아 기수 대표가 됐다.

계급장에 붙은 마스킹 테이트를 떼어내는 ‘계급장 수여식’은 이 회장과 홍 명예관장이 함께 했다.

이씨는 이 회장에게 ‘필승’이라는 경례 구호로 임관을 신고했고, 이 회장도 활짝 웃으며 ‘필승’이라 외치며 경례를 받았다. “고생한 아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는 취재진들의 요청에 이 회장은 이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수고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이지호 신임 소위에게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15일 입대한 후 11주 간 훈련을 마치고 해군 장교로 정식 임관한 이씨는 이날부터 3박 4일 간 휴가를 보낸 뒤 다음달 2일 복귀하고, 진해 속천항에 있는 해군교육사령부에서 3주 간 초등 군사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부산 작전사령부에서 ‘보직 전 교육’을 2주 간 받은 뒤 자대에 배치된다.

이씨의 병과는 함정(통역) 장교다. 한·미 연합사령부 행사나 회의 등에서 영어 통역을 맡는다. 군 생활 기간은 총 39개월로, 오는 2028년 12월 1일 제대한다.

이날 이씨의 할머니인 홍라희 명예관장부터 아버지 이재용 회장, 고모 이서현 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총출동하면서, 재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추간판 탈출증으로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아 사실상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이 회장과 달리 아들인 이씨가 해군 장교로 입대한다는 소식은 대중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가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과감히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이에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복수 국적자인 이씨는 병역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았다. 먼저 미국 국적을 선택하면 병역을 면제 받을 수 있다. 또한 일반 사병으로 입대했다면 복수 국적 신분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그는 장교로 입대하는 길을 택했다. 복수 국적자가 장교로 입대하기 위해선 외국의 국적을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

재계 안팎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 오너 일가가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자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타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선 전례에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여성으로 병역 의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2014년 해군 장교로 자원 입대했다. 지난 2015년 청해부대 19진에 속해 아덴만에 파병된 최씨는 2016년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방산 기업 한화 오너 일가도 병역의 의무를 성실히 다해 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공군 장교 출신이다.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역시 공군 장교로 군 복무했다.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아시안게임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딴 공로를 인정 받아 병역을 면제 받았다.

HD현대 그룹의 경우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장남 정기선 수석부회장 모두 ROTC 출신이다. 정 이사장은 육군 ROTC 13기, 정 수석부회장은 육군 ROTC 43기로, 부자는 30년차 선후배 장교 사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장남’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으로 삼성 오너 일가는 물론 삼성그룹에 대한 대외 신인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비즈니스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회장의 책임 경영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5일 이 회장은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을 만나 AI(인공지능), 반도체, 통신,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는 화학·유통 중심의 기존 사업을 ICT 분야로 확대하며 사업 구조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AI·신재생 에너지·미래 제조업 등 첨단 기술 기반의 혁신을 추구하는 ‘딥테크(Deep-Tech)’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최근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등 AI 관련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릴라이언스와 삼성전자 간 AI 반도체 및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등 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은 암바니 회장에게 △AI △XR확장 현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AI 데이터센터 △차세대 통신 △미래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배터리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플랜트 건설 및 엔지니어링 등 삼성 계열사들의 다양한 미래 신기술을 소개했다.

향후 삼성은 6G(6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릴라이언스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단 릴라이언스 뿐만 아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만나 AI 팩토리 구축, 차세대 메모리·파운드리 공급, AI-RAN 등 전방위 분야에서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력 확대를 주도했다.

이달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AI 등 차세대 기술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 회장은 오랜 기간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신사업을 개척하며, 그룹 총수로서 책임 경영에 적극 매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삼성 오너 4세의 병역 의무 수행 의지에 따라 한층 강화된 삼성그룹의 대외 신인도는 이 회장의 비즈니스 구상을 지원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 공산이 크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왼쪽)이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이지호 신임 소위의 임관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임관식에는 이씨의 외가인 대상 오너 일가도 자리했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은 동생 임성민 부사장과 함께 참석했다.

임 부회장은 삼성 일가가 자리를 떠난 후 이씨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날 이 회장과 임 부회장이 장남의 임관식에 모두 참석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9년 이혼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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