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걸린 사람만 손해”… 현행 규제 구조 직격
법 시행 후 그라비티·위메이드·크래프톤·컴투스‧웹젠 등 제재
‘시정명령‧과태료‧과징금’ 솜방망이… 처벌 수위 높아지나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규제 기조 전환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게임업계의 현안을 ‘확률형 아이템’으로 규정하고, 관련 규제를 어길 경우 곧바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즉각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게임사가 잘못된 정보를 공개했을 경우 우선 ‘시정 권고’나 ‘시정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야 앱 마켓·플랫폼 접근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는 구조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단계적 제재 방식의 한계를 강하게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기껏해야 벌금 아니면 집행유예라 아무런 제재 효과가 없다”며 “(게임사가) 결국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니 경제적 제재를 가해야 하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열린 산업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발견 즉시 시정을 요구하고 과징금도 부과하고 위반 행위 자체를 제재해야 한다”며 “요구했는데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제재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걸린 사람만 재수가 없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더 강도높은 제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제재한 다수의 게임사들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의 행정 처분에 그쳤다.
앞서 지난 4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는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실제보다 부풀려 안내한 사실이 적발돼 각각 과태료 250만원을 부과 받았다. 6월에는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와 컴투스의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역시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발 방지 방안 보고 명령과 함께 각각 2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컴투스홀딩스도 ‘소울 스트라이크’와 ‘제노니아’에서 아이템 확률 정보를 거짓으로 고지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9월 과태료 75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올해 공정위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제재한 그라비티·위메이드·크래프톤·컴투스‧웹젠 등 게임 리스트 <출처=각 사>
이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가 빈번함에도 대부분 과태료 수준의 제재에 그치면서,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웹젠이 ‘뮤 아크엔젤’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구조를 은폐·누락한 사실이 적발됐다며 과징금 1억5800만원을 부과했다.
다만,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 역시 위반 행위로 발생한 매출 규모에 비해 제재 수위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웹젠이 문제가 된 기간동안 해당 확률형 아이템으로 올린 매출은 약 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자진 시정에 나서고 환불·보상을 진행한 점을 고려해 과태료와 과징금 수위를 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위반 행위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부담이 크지 않은 제재가 이어지면서, 규제의 억지력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걸린 사람만 재수 없는 구조”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기존 사후 시정 체계에서 과징금 중심의 보다 강한 처벌 방식으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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