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서 뒤진 삼성, 저전력 ‘소캠2’ 패권 잡는다…엔베디아와 AI 메모리 동맹 가속

시간 입력 2025-12-22 07:00:00 시간 수정 2025-12-19 17: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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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 ‘소캠2’ 개발
소캠2 개발 초기부터 엔비디아와 협력…샘플도 공급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 앞세워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HBM 패권 내준 삼성, 소캠2 앞세워 AI 칩 위상 설욕

전 세계를 휩쓴 AI(인공지능) 열풍이 메모리 업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주요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대규모 데이터 연산·처리에 따른 막대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저전력 D램의 중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가 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2’를 개발하며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특히 삼성은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에 소캠2 샘플을 공급하는 데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발판을 닦았다.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에서 밀려나며 자존심을 구겼던 삼성전자가 ‘제2의 HBM’으로 일컬어지는 소캠2를 앞세워 세계 무대에서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 반도체 홈페이지 테크 블로그에 ‘차세대 AI 인프라를 위한 삼성 소캠2, 새로운 LPDDR 기반 서버 메모리 모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삼성 반도체 홈페이지 테크 블로그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AI, 이미지 센서, 통신 등 첨단 산업의 미래 기술을 소개하는 장이다.

이번에 테크 블로그에 게제된 글에도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혁신 기술이 담겼다. 삼성전자가 주목한 것은 바로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으로 각광 받는 소캠2다.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연산 워크로드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AI 모델 학습뿐만 아니라 사용자 요구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상시 추론 수요까지 확대되면서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충족하는 차세대 AI 인프라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AI 워크로드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면서도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읽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 소캠2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2’.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홈페이지 테크 블로그>

소캠2는 저전력 D램인 LPDDR을 새로운 폼팩터에 구현해 기존 서버 메모리 대비 높은 대역폭, 향상된 전력 효율, 유연한 시스템 연동성을 제공함으로써 AI 데이터센터의 효율과 확장성을 한층 끌어 올린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솔루션이다. 현재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막바지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삼성의 최신 LPDDR5X 기반 소캠2는 LPDDR의 저전력 특성과 모듈형 구조의 확장성을 결합해 기존의 서버 메모리와는 차별화된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소캠2는 높은 응답성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요구하는 AI 가속 서버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먼저 모듈 용량은 192GB, 속도는 8.5~9.6Gbps로, 고성능 AI 서버용 제품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전 세대인 ‘소캠1’과 비교해 속도가 20% 이상 개선됐다.

또한 DIMM(듀얼인라인메모리모듈) 대비 57% 작게 설계돼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RDIMM(레지스터드듀얼인라인메모리모듈) 대비 2배 이상의 대역폭과 55% 이상 낮은 전력 소비를 제공해 고부하 AI 워크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

이에 LPDDR5X 기반의 저전력·고대역폭 특성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서버 보드 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고성능 칩이 밀집된 차세대 AI 서버 환경에서 강점이 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아울러 소캠2의 우수한 전력 효율은 AI 서버의 발열을 줄여 데이터센터의 열 안정성을 높여준다. 이는 냉각 부담을 완화하고,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고집적 AI 인프라 환경에서 데이터센터가 직면하는 운영 비용과 열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이뿐만 아니다. 기존 온보드 방식의 LPDDR과 달리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형 구조를 선택해 고장 시 교체와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점도 특징이다.

분리형 모듈 구조는 시스템 유지 보수와 수명 주기를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에는 서버에 LPDDR을 새로 장착하려면 메인 보드에 직접 납땜해야 했다. 그러나 소캠2는 메모리를 쉽게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에 시스템 운영 중단 시간을 줄이고, 총소유비용(TCO)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기술적 기반을 갖춘 소캠2는 AI 서버가 요구하는 성능·전력 효율·확장성을 충족한다”며 “주요 고객사의 데이터센터에서도 유의미한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평했다.

이렇듯 삼성이 소캠2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LPDDR 분야에서 기술 파트너십을 통해 축적한 혁신 노하우 덕분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저전력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AI 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 무엇보다도 엔비디아와의 기술 협업이 삼성의 LPDDR 기반 서버 메모리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엔비디아 간 밀월은 소캠2를 개발하는 데도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삼성은 소캠2 개발 초기부터 엔비디아와 적극 협력하며 엔비디아의 AI 가속 인프라 최적화에 만전을 기했다.

이와 관련, 디온 해리스 엔비디아 HPC(고성능컴퓨팅)및AI인프라솔루션 총괄이사는 “AI 워크로드가 학습 중심에서 복잡한 추론 및 피지컬 AI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만족하는 메모리 솔루션이 필수다”며 “삼성전자와의 지속적인 기술 협력을 통해 소캠2와 같은 차세대 메모리가 AI 인프라에 요구되는 높은 응답성과 효율을 구현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엔 삼성전자 소캠2이 경쟁사보다 빠르게 엔비디아 ‘고객 샘플(CS)’ 단계에 진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CS 단계는 실제 시스템 환경에서 안정성과 호환성을 검증하는 핵심 관문으로, 이 단계에 도달한 것은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전력 효율·대역폭·열 관리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8월 25일 미국 워싱턴 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삼성 소캠2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에 탑재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아직 소캠2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전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소캠2를 앞세워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공급망에 진입한다면 향후 삼성 반도체의 영향력은 폭발적으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

전 세계 소캠2 시장은 엔비디아 첨단 AI 칩 ‘루빈’의 출하가 본격화하는 내년 2분기부터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소캠2 등을 포함한 글로벌 LPDDR 시장 규모는 올해 268억5000만달러(약 39조7165억원)에서 2030년 326억달러(약 48조2219억원)로, 연평균 8%씩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머지않아 소캠2가 HBM과 함께 AI 메모리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소캠2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LPDDR 기술을 서버 영역으로 확장한 삼성의 소캠2가 다가오는 ‘슈퍼 AI 칩’ 시대를 대비할 핵심 솔루션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나아가 HBM 주도권 다툼에서 경쟁사에 밀려나며 자존심을 구겼던 삼성이 소캠2를 앞세워 AI 메모리 선도 업체로서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삼성은 소캠2 역량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해 AI 메모리 시장에서 설욕한다는 포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워크로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복잡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버용 메모리 제품군을 한층 강화해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성능, 전력, 확장성을 균형 있게 제공하는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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