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연동 과징금 논의 본격화… 규제 기조 전환 신호탄
반복되는 위반·낮은 제재 수위… 실효성 논란 여전
“규제 취지 공감… 적용 기준·중복 규제는 과제”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제재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사례 <출처=각 사>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재연되면서,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까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기존 과태료 중심에서 자칫 매출액과 연동해 과징금 금액이 부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한 제도 보완을 넘어, 확률형 아이템 규제 수위가 초강경 모드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공개하지 않은 게임사에 대해 매출액의 최대 3% 또는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제재 실효성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입법이라는 평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기존 단계적 제재 방식의 한계를 강하게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벌금이나 집행유예로는 제재 효과가 없다”며 “결국 돈을 벌기 위해 하는 행위인 만큼 경제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열린 산업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행 제도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를 위반하더라도 우선 시정 권고나 시정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플랫폼 차단이나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 대통령은 이를 두고 “결국 걸린 사람만 재수 없는 구조”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실제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제재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사례를 보면 대부분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그쳤다. 지난 4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는 아이템 획득 확률을 실제보다 부풀려 고지한 사실이 적발돼 각각 2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6월에는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와 컴투스의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역시 동일한 수준의 처분을 받았다.
웹젠의 ‘뮤 아크엔젤’ 사례는 비교적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해당 게임이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구조를 은폐·누락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5800만원을 부과했다. 다만 문제가 된 기간 동안 해당 아이템으로 약 6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징금 규모가 충분했는지를 두고는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 기만 행위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제재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쌓이면서, 정치권과 정부가 보다 직접적인 과징금 제도를 검토하는 빌미가 됐다.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에 이어, 올해 8월에는 사실과 다른 확률 공시 시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한 게임산업법 개정안도 시행되며 규제 수위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게임업계는 규제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에 김성회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경우 과징금 산정 기준이 회사 전체 매출인지, 특정 게임 매출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공정위 전자상거래법 제재와의 이중규제 가능성, 해외 게임사에 대한 집행 현실성 문제도 논란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모두 징벌적으로 처벌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특히 퍼블리셔 구조에서는 업데이트 과정에서 확률 정보 누락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게이머 신뢰 회복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게임의 창작적 특성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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