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안 ‘전례 없다’ 자평한 로저스 쿠팡 대표…산재 은폐 의혹은 ‘모르쇠’

시간 입력 2025-12-30 17:31:09 시간 수정 2025-12-30 17:31:09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국회, 30일 쿠팡 연석 청문회 개최…김범석, 8번째 청문회 불출석
동시 통역시 착용 여부 두고 위원장과 실랑이…“정상적이지 않아”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동시통역기 착용 요구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이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내놓은 1인당 5만원 규모의 이용권 지급 보상안을 두고 판촉 행위에 불과한 꼼수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럼에도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연석 청문회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보상안이라고 자평했다. 쿠팡 물류센터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산재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쿠팡 연석 청문회가 개최됐다. 연석 청문회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열리며, 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총 6개 상임위가 참여한다.

쿠팡 전현직 임원 등 13명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과 김 의장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연석 청문회 불참까지 포함할 경우, 김 의장은 국회 청문회 출석을 8번 거부해 온 셈이다. 김 의장은 불출석 사유서에 “기존에 예정된 일정이 있어서 못 나온다”고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정 관련 별도 증빙 자료를 첨부하지 않았다.

로저스 대표와 박대준 전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 참석했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 17일 개최된 청문회에서 ‘동문서답’ 태도로 질책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로저스 대표는 오히려 이날 청문회 개최 전 “본인의 발언을 (의원들이) 중간에 끊지 말아달라”고 사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17일 쿠팡 청문회에서 오역 논란이 일었던 만큼,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날 증인들을 향해 동시 통역기 착용을 요구했다. 그러나 로저스 대표는 최 위원장의 발언 도중 “정상적이지 않고 이의 제기를 하고 싶다”라고 끼어들면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자, 보상안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회원에게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2만원), 알럭스(2만원) 구매 이용권을 제공했다. 탈퇴한 회원의 경우 이용권 사용을 위해 다시 가입해야 한다.

이에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로저스 대표를 향해 “쿠팡 알럭스의 최저가 상품인 양말이 3만원인데 피해자 돈을 더 쓰게 만드는 셈이다”라며 “비인기 서비스를 홍보하고 탈팡(쿠팡 탈퇴)을 막으려는 판촉 행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실질적인 추가 보상안 여부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자 로저스 대표는 “보상안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전례 없는 보상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사실상 추가 보상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날 청문회에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 유가족들이 방청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지난 2020년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장덕준씨 어머니 박미숙씨는 발언 기회를 얻고 쿠팡 경영진을 향해 “야, 이 X자식들아”라며 분노를 표했다.

박 씨는 발언 내내 눈물을 닦으며 “아들이 근무하던 폐쇄회로 CCTV를 돌려보며 덕준이가 일한 장면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발걸음을 세어가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1년을 CCTV 속의 아들과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 김범석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로저스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모으고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김 의장이 고 장씨의 과로사를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진의 여부가 확인된 바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지난 23일 김 의장은 고 장씨 사망 사건 관련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택배노조에게 고발당했다. 이후 26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 고발 사건을 배당받았다. 김 의장은 고 장씨 사망 직후 “(고 장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을 남기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수빈 기자 / choi3201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