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NC “재도전 안 한다”…‘독자 AI’ 패자부활전, 기업 불참 의사 밝혀
네이버 탈락 계기 ‘독자성’ 논쟁 재점화…정부 “학습된 가중치 사용은 조건 불충족”
정부‘추가 정예팀’ 구상에 제동 걸리나…GPU·데이터 지원 카드에도 “리스크 우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탈락 팀을 대상으로 재도전 기회를 부여키로 했지만, 네이버클라우드·카카오·NC AI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재도전 자체가 ‘탈락 이력’을 재부각하는 데다, 재탈락 시 평판 부담이 커져 참여 유인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핵심 기업들이 빠지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구상한 ‘추가 정예팀’ 경쟁 구도 역시 동력이 약해질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 뿐만 아니라 NC AI도 재도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각각 밝혔다. 일부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참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번 재도전 트랙은 과기정통부가 지난 15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평가 결과를 발표한 뒤 마련됐다. 1차 평가에서는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3개 팀만 2차 단계에 진출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는 1차 단계에서 탈락했고, 카카오는 앞서 지난해 8월 5개 정예팀 선발 과정에서 탈락한 바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25(DAN25)’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특히 네이버클라우드 탈락을 둘러싸고 ‘독자성’ 논쟁이 불거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중국 알리바바의 큐웬(Qwen) 모델 이미지·음성 인코더를 ‘가중치’ 형태로 사용했는데, 과기정통부는 이 점이 독자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해당 인코더는 전체 파라미터의 12%를 차지하는 핵심 모듈로 알려졌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기존 공개된 오픈소스 모델의 가중치를 가져다 썼다”며 “‘프롬 스크래치’의 기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소스 활용은 일반적인 흐름이지만, 학습이 완료된 가중치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지향하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는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아키텍처 설계, 학습 알고리즘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판단에 기업들은 재도전 대신, 자체 개발 기조 의사를 분명히 했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이의 제기나 재도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재도전 계획이 없고, 자체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NC AI도 “아쉬움은 남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에 만든 기반모델과 컨소시엄 성과를 바탕으로 산업 특화 AI와 피지컬 AI 등 장점을 살려 기술개발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NC A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들 업체들이 재도전에 불참키로 한 것은 ‘실익 대비 리스크’가 커진 때문으로 보인다. 재도전 참여 자체가 ‘1차 탈락’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구조인 데다, 재도전에서도 탈락할 경우 비판과 평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평가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선 참여 판단이 더 보수적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재도전 트랙을 통해 경쟁을 확대하고 ‘추가 정예팀’ 구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류 차관은 “정부 예산과 임차한 GPU를 놀게 할 수 없어 2단계 진출팀은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재도전 프로그램 참여팀은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진행하려고 한다”며 “추가 참여 기업도 2단계 진출팀과 같은 GPU와 데이터를 같은 기간 가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클라우드에 이어 NC AI와 카카오까지 빠지면서, 재공모를 통한 경쟁 활성화에 힘이 빠졌다는 평가다. 정부가 재도전 트랙으로 참여 저변을 넓히려 해도 시장이 체감하는 참여 유인이 약해졌다는 점이 향후 과제로 남는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참여 폭을 넓히려 하지만, 기업들은 평가 기준과 평판 리스크를 동시에 계산할 수 밖에 없다”며 “‘추가 정예팀’ 구상이 동력을 상실하지 않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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