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KT·NC 줄줄이 불참 선언
탈락하면 주가 하락에 낙인 효과까지…“재도전 실익 없어”
트릴리온랩스·모티프 등 AI 스타트업 등판 예고
과기부 “당위성 여전” 호소에도 흥행 참패 우려

<그래픽=사유진 기자>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급히 패자부활전을 마련했지만, 네이버·카카오·KT 등 AI 대표 기업들이 불참 선언을 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도전으로 얻는 이득은 미미한 반면, 재탈락 시엔 이미지 실추, 주가 하락 등 타격이 크다는 판단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3일부터 독파모 프로젝트의 추가 정예팀 선발을 위한 공모를 시작했다. 당초 4개 팀을 선발하려던 계획이 1차 평가에서 3개 팀(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 선정에 그치자, 남은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급히 패자부활전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재도전이 유력했던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KT, NC AI 등 국내 AI 대표 주자들은 모두 불참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집단 불참 사태를 두고 △주가 하락 리스크 △기술력 낙인 효과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주가 방어다. 상장사 입장에서 정부 과제 탈락은 곧바로 시장의 부정적 시그널로 읽힌다. 실제로 네이버는 1차 평가 탈락 직후 주가가 4.6% 급락했고, 카카오 역시 지난해 컨소시엄 탈락 소식에 주가가 약 2.9% 빠진 바 있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정부 사업 재도전 실패 시 주가 폭락과 주주들의 반발은 경영진에게 치명적인 리스크로 돌아온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탈락 꼬리표’에 대한 우려다. 1차 탈락에 이어 패자부활전에서도 고배를 마실 경우, ‘기술력이 뒤처지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자체 모델이 벤치마크 고득점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재탈락 시 불필요한 이미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평가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실익 부족도 문제다. 정부가 제공하는 GPU 지원 등의 혜택이 대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뛰어들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KT와 NC AI 등이 자체 전략에 집중하겠다며 독자 노선을 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오락가락한 행정에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1차 평가 당시 복수팀 탈락 가능성이나 패자부활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선발 팀 수가 목표에 미달하자 급작스럽게 추가 공모를 결정했다.
대기업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스타트업들이 채울 예정이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개발에 참여했던 인력들이 주축인 ‘트릴리온랩스’와 자체 언어 모델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이번 기회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고 정부 지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중국의 딥시크 쇼크 등을 고려할 때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는 필수”라며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주요 AI 기업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국가대표 AI’ 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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