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1000억대 전액 환불… 업계 “빠른 책임 인정”
사상 초유의 단일 게임 전면 환불… 환불 이후 운영 구조 주목
계정 이용 제한에 고민하는 이용자… 제한적 선택지에 의견 나뉘어

넥슨은 이달 28일까지 ‘메이플 키우기’ 게임 내에서 결제된 모든 상품에 대해 전액 환불을 진행한다. <출처=넥슨>
넥슨이 ‘메이플 키우기’ 확률형 아이템 오류 논란과 관련해 무려 1000억 원대의 비용이 예상되는 ‘전액 환불’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지만,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대규모 환불 조치 자체는 빠르고 과감한 대응으로 평가받는 반면, 환불 이후 게임 계정 이용이 제한되는 구조가 알려지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해석과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공지를 통해 ‘메이플 키우기’ 출시일인 2025년 11월 6일부터 이달 28일까지 게임 내에서 결제된 모든 상품에 대해 전액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지 게시 이후 발생한 결제 내역은 환불 대상에서 제외되며, 구체적인 환불 신청 방법과 기간은 내부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추가 안내할 예정이다.
이번 전액 환불 결정은 확률형 유료 아이템의 계산식 오류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채 수정한 사실을 넥슨이 인정하면서 내려졌다. 단일 게임을 대상으로, 그것도 수개월 간의 결제 내역을 모두 환불하는 사례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사실상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환불 규모 역시 상당하다. ‘메이플 키우기’의 누적 매출액이 15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환불 금액도 최소 1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제출했던 신고와 피해구제 신청을 취하하며 넥슨의 결정을 환영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캐릭터의 추가 능력치인 ‘어빌리티’ 옵션에서 안내된 최대 수치가 실제로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넥슨은 ‘메이플 키우기’ 출시 이후인 2025년 11월 6일부터 같은 해 12월 2일 오후 6시 27분까지 약 한 달간, 어빌리티 옵션의 최대 수치가 정상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넥슨에 따르면 해당 문제는 확률 계산식에서 최대 수치 조건이 ‘이하’가 아닌 ‘미만’으로 적용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이용자가 유료 재화를 소모해 옵션을 재설정하더라도, 안내된 최댓값이 실제 게임 내에서는 구현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후 이용자들의 실험과 제보를 통해 문제가 공론화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김정욱·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 <출처=넥슨>
문제는 오류 자체뿐만 아니라, 넥슨이 이를 인지한 뒤에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수정 패치를 진행한 점이었다. 넥슨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이달 26일에는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과 내부 징계 검토 방침을 밝혔다. 이후 이틀 만에 전액 환불이라는 결정을 내놓은 셈이다.
다만 논란의 초점은 점차 환불 이후의 운영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넥슨은 공지에서 환불 완료 이후 기존 서비스 이용 정책에 따라 게임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환불을 선택할 경우 해당 계정으로 더 이상 게임을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로, 장기간 캐릭터를 육성해 온 이용자일수록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액 환불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 만큼, 이후 계정 처리 역시 운영 구조상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모바일게임 특성상 환불과 계정 이용 여부가 플랫폼 정책과 밀접하게 연동돼 있어, 대규모 환불이 이뤄질 경우 서비스 운영에 일정한 제한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용자 커뮤니티에서는 환불 조치 자체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환불 이후의 선택지를 두고는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결제금에 대한 보상과 별개로, 게임에 투자한 시간과 경험의 가치는 온전히 보전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확률형 아이템 오류에 대한 대응을 넘어, 대규모 보상 이후 이용자 권익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례 없는 환불 결정이 책임 있는 대응의 기준을 제시한 동시에, 환불 이후 이용자 보호의 범위를 둘러싼 논의 역시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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