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다음’ 매각에 노사 갈등 재점화…노조 “고용 안정 보장해야”

시간 입력 2026-02-03 17:21:46 시간 수정 2026-02-03 18: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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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분사 당시 “매각 없다”며 상생협약
검색 인력 등 계열사 직원 ‘AXZ’로 옮긴 뒤 매각
노조 “고용 승계 및 처우 보장해야…전 계열사 연대 투쟁 불사”

<그래픽=사유진 기자>
<그래픽=사유진 기자>

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 운영사인 자회사 AXZ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노사 갈등이 재점화 됐다. 지난해 3월 콘텐츠 CIC(사내독립기업) 분사 당시 경영진이 노동조합과 맺었던 ‘매각 불가 및 고용 안정’ 약속이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뒤집혔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를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위기’로 규정하고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3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카카오의 AXZ 지분 전량 매각 결정을 규탄하는 입장문에서 “이번 AXZ 매각은 당사자인 크루들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며 “크루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분사와 매각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고용 안정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노사 갈등은 1년 전인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카오가 포털 ‘다음’ 사업부(콘텐츠 CIC)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카카오 노조는 “이는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서승욱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는 단식 농성과 반대 집회를 열며 고용 불안을 호소했다.

첨예한 대치 끝에 카카오 측은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공언하며,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신 질적 성장을 약속했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 직후 “‘다음’ 분사는 구조조정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독립 서비스로서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매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노사는 고용 안정을 골자로 한 ‘상생협약’을 체결했고, 그 결과 같은 해 5월 신설 법인 ‘AXZ’가 출범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지난해 3월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노조>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지난해 3월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노조>

하지만 카카오 이사회가 지난 1월 말 AXZ 지분 전량을 업스테이지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승인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AXZ 별도 법인이 설립된 지 8개월,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지 불과 한 달만에 벌어진 일이다.

특히 노조는 매각을 코앞에 두고 이뤄진 비상식적인 인력 이동에 분노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소속 검색 CIC 인력과 디케이테크인 등 타 계열사 직원들을 대거 AXZ로 이동시켰다.

카카오 노조는 “분사 당시 사측은 ‘독립적 운영체계 구축’과 ‘전문성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매각이 추진됐다”면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 인력까지 무리하게 AXZ로 이동시킨 것도 이미 매각을 염두에 둔 조직 개편이었다는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카카오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고용 승계’와 ‘투명한 소통’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매각 발표 과정에서 구성원 대상의 설명회나 동의 절차는 전무했다. 또 노조는 AXZ 직원들은 언론을 통해 매각 소식을 접했으며, 고용 승계 여부조차 명확히 보장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승욱 지회장은 “상생협약을 통해 고용 안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합의했음에도, 구체적인 대책 없이 매각 자체에만 몰두하는 경영진의 태도에 조합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매각 추진 배경의 투명한 공개 △노조와의 즉각적인 협의 △AXZ 조합원 전원 고용 승계 및 처우 유지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AXZ를 넘어 카카오 계열사 전체로 번질 조짐이다. 최근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AXZ 매각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노조는 이번 매각을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위기’로 규정했다. 노조 측은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쟁의 행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AI 중심의 사업 재편을 위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보이지만, 1년 전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은 점은 경영 신뢰도 측면에서도 치명타”라며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노조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매각 본계약 체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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