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구광모, 설 연휴 ‘글로벌 경영 행보’…“AI 시대, 주도권 잡자”

시간 입력 2026-02-13 16:00:00 시간 수정 2026-02-13 15: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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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유럽 출장…동계 올림픽 계기 민간 외교 앞장
미국 간 최태원, 젠슨 황과 ‘치맥 회동’…HBM 협력 논의
‘지분 리스크’ 해소한 구광모, ‘A·B·C’ 육성 전략 모색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설 연휴에도 해외 현장경영, 신사업 구상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압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날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올해 설 연휴 기간 내내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선다.

이 회장은 2014년 삼성그룹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이후 매 명절마다 현장 경영에 임해 왔다. 그간 이 회장은 설·추석 연휴 기간 출장길에 올라 해외 사업을 살피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자)와의 비즈니스 미팅 등도 소화했다.

이번엔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 올림픽과 맞물려 좀 더 일찍 출국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 자격으로 초청받은 이 회장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현장을 찾아 민간 외교에 나섰다.

특히 IOC 주관 갈라 디너에서 글로벌 유력 인사들과 교류했다. 이 자리에는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과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빌럼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카롤 나브로키 폴란드 대통령, 토마스 슈요크 헝가리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한 리둥성 TCL 회장, 올리버 바테 알리안츠 회장, 레이널드 애슐리만 오메가 CEO, 미셸 두케리스 엔하이저부시 인베브 회장, 가오페이 멍유 회장,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 샤일리시 예유리카르 프록터앤갬블 CEO, 라이언 맥이너니 비자 CEO, 조셉 우쿠조글루 딜로이트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들과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IOC 주관 갈라 디너는 단순한 사교 모임을 넘어 글로벌 정세와 비즈니스 현안이 논의되는 물밑 외교의 장이다”며 “이 회장의 참석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은 물론 한국 스포츠 외교 역량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뒷줄 오른쪽 네 번째)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월 5일(현지시간) 열린 갈라 디너 행사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급 지도자, 기업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탈리아 대통령실 홈페이지>

이 회장은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럽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을 계기로 유럽을 방문했을 당시 2주 간 머무르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닐 모한 유튜브 CEO,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리더들과 회동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공을 들였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에 유럽 내 삼성의 주요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한국식 치킨 가게 99치킨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에서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한국식 치킨 가게 99치킨에서 황 CEO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99치킨은 엔비디아 본사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치킨 가게로, 황 CEO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이날 ‘치맥(치킨과 맥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도 함께 했다. 이에 최 회장은 앞서 한국에서 진행된 모임에 불참했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 황 CEO는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깐부치킨에서 만나 화재를 모았다. 세 사람이 소탈하게 치킨과 맥주를 마셨던 이날 만남은 이른바 ‘깐부 모임’으로 명명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 회장은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 행사를 주관하느라 깐부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최 회장이 크게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마침내 성사된 두 사람의 만남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간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대화의 장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에선 두 사람이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출하와 관련해 깊은 얘기를 나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최 회장은 황 CEO에 이어 혹 탄 브로드컴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을 연달아 만나 AI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은 미 현지에서 주요 파트너들과 만남을 이어간 후,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간 미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TPD(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 2026’에 참석한다.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하는 TPD는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 안보 협력의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 지성 플랫폼이다.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해 TPD에서 AI에 대한 특별 연설에 나선 바 있다. 재계에선 올해도 최 회장이 특별 연설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2025년 2월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경영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 회장의 발목을 잡았던 ‘지분 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한 만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신사업 육성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구광현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고(故)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 등이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에서 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구 회장이 세 모녀와의 법정 다툼에서 승소하면서, 고 구본무 회장에게서 상속 받은 ㈜LG에 대한 지분 8.76%를 지킬 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구 회장이 보유한 ㈜LG 지분은 16.27%다. 

‘구광모 체제 안정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분야 육성 방안을 적극 모색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력 사업 분야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제고, 그룹 전반의 AX(AI 전환) 가속화를 통해 미래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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