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화기구 사실상 멈춰서…수수료 구조 개편 ‘합의 실종’
정부 조사서 수수료 적정성 38.2점…점주 “더는 못 버틴다”
상한제 법안 잇따르지만 계류…배달비 전가·시장 왜곡 우려도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 중간합의문 발표 브리핑 현장. <출처=우아한형제들>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부담 완화와 라이더 처우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출범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가 1년 가까이 최종 합의안을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정부 조사에서 배달앱 3사의 수수료 적정성 평가 점수가 38.2점(100점 만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플랫폼 수수료 구조 개선 요구가 더 커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구성된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는 지난해 10월 초 이후 지금까지 공식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점주 단체, 라이더 단체 등이 함께 참여해 수수료 완화와 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논의는 장기간 멈춰선 상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플랫폼 업체와 점주, 라이더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데다 배달앱 기업들의 소극적인 태도까지 겹치면서 협의가 지연됐다는 지적이다. 대화기구는 지난해 6월 ‘배달의민족’이 1만원 이하 소액 주문의 중개수수료를 면제하는 중간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핵심 쟁점인 전체 수수료율 인하와 구조 개편 등 전면적인 요금 체계 논의에서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논의 대상을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다른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뚜렷한 결실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사회적 합의가 장기화되는 사이 국회에서는 배달 수수료 상한을 법으로 제한하거나 과도한 수수료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됐다. 대화기구를 통한 자율협의가 무산될 경우 입법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구체적으로 김원이 의원의 ‘소상공인 보호법’ 개정안, 이강일 의원의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법’ 제정안, 김남근 의원의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 등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모두 상임위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플랫폼 3사의 입점업체 체감도는 평균 49.1점으로 집계됐다. <출처= ‘2025년 배달 3사 체감도 조사’>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현장에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배달 3사 체감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플랫폼 3사의 입점업체 체감도는 평균 49.1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대기업 평균(73.47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수수료 적정성 항목은 평균 38.2점으로, 거래조건(55.0점)과 협력 노력(50.7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중개수수료나 배달비 등 이용료 수준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8.3%에 그친 반면, 배달앱 이용 전반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63.2%로 집계됐다. 높은 수수료가 입점업체들의 가장 큰 불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점주 단체들은 당장의 수수료 구조와 배달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영업자들의 생존이 위태롭다며 사회적 논의의 조속한 재개와 입법 논의를 동시에 촉구하고 있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공동의장은 “수수료 구조와 배달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사회적 합의든 입법이든 조속한 결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선 수료 상한제 논의에 대해 자영업자 부담 완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로는 배달비 인상 등 다른 형태로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배달 라이더 단체 ‘전배모’는 “수수료 상한제가 시행되면 배달기업의 수익이 줄고 결국 배달비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 피해는 라이더들의 노동 강도 증가와 시민 불편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책 당국과 국회가 ‘수수료 상한’과 ‘시장 왜곡’ 사이의 균형점을 찾지 못한 채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사회적 대화와 입법 논의 모두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상생은 구호에 그쳤다”는 냉소 섞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 간 논의를 다시 가동해 쟁점을 정리하고, 수수료와 배달비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제도 설계 논의를 근본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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