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내리막, 규제는 그대로”…10년 새 영업익 97% 증발

시간 입력 2026-03-09 17:17:27 시간 수정 2026-03-09 17: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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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확산에 시청자 이탈 가속… 케이블TV 매출 10년 새 ‘역성장’
콘텐츠 사용료만 매출의 90% 육박…“남는 돈 거의 없어” 어려움

2025년 3분기 지역채널 우수프로그램 <출처=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등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가입자와 매출 정체에 이어 수익성 악화까지 겹친 ‘복합위기’에 빠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과 시청 행태 변화로 가입자가 줄어드는 반면, 콘텐츠 확보를 위한 비용은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채널 수와 요금제를 세부적으로 규제하는 현행 제도는 시장 환경 변화에 뒤처지며 ‘역차별’ 논란까지 키우고 있다.

9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는 3622만6100명으로, 직전 반기보다 13만8000여명 감소했다. 

2024년 상반기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줄어든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체 가입자 규모는 여전히 3600만명 안팎을 유지하지만, 증가율은 2020년 2.9%에서 2023년 0.01%까지 떨어진 데 이어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SO의 전체 매출은 2014년 약 2조3000억원에서 2024년 1조5000억원 수준으로 10년 사이 3분의 2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00억원에서 148억원으로 97% 급감하면서 사실상 ‘영업이익 3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유료방송 시장 전체 매출이 약 7조2000억원대에서 정체된 가운데, 케이블TV 손익이 급속히 악화된 셈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는 3622만6100명으로, 직전 반기보다 13만8000여명 감소했다. <출처=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업계에서는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의 직접적 원인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급속한 확산을 꼽는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OTT 이용률은 79.2%로, 2년 전보다 7.2%p 상승했다. 또 OTT 이용자 가운데 유료 OTT를 이용하는 비율도 59.9%로 늘었다. 10~30대의 OTT 이용률이 이미 90%를 넘고, 40대 이상에서도 이용률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전 세대에서 ‘OTT 퍼스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문제는 유료방송이 이러한 구조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SO 업계에 따르면 수신료 매출 대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 비율은 이미 90% 안팎에 달한다. 영화·드라마·스포츠 중계권 등 핵심 콘텐츠 제작비가 OTT 경쟁으로 급등하면서 PP들은 사용료 인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SO는 남는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환경 또한 유료방송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KBS·EBS 등 공영방송은 공적 역할을 인정받아 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액의 3분의 1을 감면받지만, SO는 재난방송과 지역채널 운영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감면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주장이다. 30년 동안 지역채널을 운영해 왔지만 법적으로 ‘지역방송’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는 허용된 해설·논평 기능도 법적 제약으로 막혀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동일한 콘텐츠라도 매체에 따라 규제 강도가 달라지는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 전반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통합미디어법 제정을 통한 수평적 규제 개편, 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 완화, 콘텐츠 사용료 가이드라인 정비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요구에 맞춰 정부와 국회도 최근 방송·통신·OTT를 아우르는 ‘통합미디어법’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핵심은 플랫폼 성격이 다른 서비스에 대해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는 ‘수평적 규제 체계’와, 낡은 규제를 걷어내는 규제 혁신으로 요약된다. 다만 방미통위 구성 지연과 미디어발전위원회 출범 일정이 겹치면서 실제 입법 속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공존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의 영업이익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가 바뀌지 않으면 지역채널·재난방송 등 공적 기능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OTT와의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는 ‘룰의 재설계’를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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