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에 카카오도 홍역…노조 “디케이테크인 고용불안 책임져라”

시간 입력 2026-03-12 16:23:45 시간 수정 2026-03-12 16: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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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테크인 계약 종료 후 고용불안…카카오지회 “고용불안, 모회사 책임” 촉구
“하청·자회사 구조가 불안정 고용 뿌리”…플랫폼 기업들 교섭 책임 논의 확산 전망

12일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진채연 기자>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카카오의 노사 갈등이 재점화 되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자회사 노동자도 모회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범위가 확대된 만큼, 계열사들의 처우나 고용 불안을 모회사인 카카오가 직접 책임질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는 12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100%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에서 발생한 고용불안 문제를 모회사 카카오가 책임 있는 사용자로서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케이테크인은 과거 다음 시절부터 10여 년간 다음과 카카오의 품질검증(QA), IDC 인프라 운영, 사내 시스템 관리 등 핵심 기술 지원 업무를 맡아온 카카오의 100% 자회사다. 그러나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QA 업무 재계약 과정에서 기존 계약 구조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계약이 종료됐고, 이로 인해 해당 부서 노동자들이 고용불안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최초 문제 해결을 위한 공문발송과 함께 3개월 간 협의를 이어왔지만 디케이테크인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카카오는 계약 종료 시점까지 단 한 번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장 노동자들도 기자회견에서 직접 상황을 증언했다. 김지원 카카오 노조 디케이테크인 조합원은 “회사는 QA 조직을 전환배치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업무를 맡거나 아무 일도 부여받지 못한 채 사실상 대기 상태에 있다”며 “이를 역량 강화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저성과자 재교육 프로그램(PIP)과 다를 바 없어 결국 퇴사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카카오 100%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에서 발생한 고용불안 문제를 모회사 카카오가 책임 있는 사용자로서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진채연 기자>

노조 측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자회사 내부 문제가 아니라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문병호 화섬식품노조 사무처장은 “기업들은 하청이나 자회사 형태의 외주 구조를 통해 임금을 낮추고 고용을 유연화하며 이익을 얻어왔다”며 “그러나 노동자들은 원청 서비스 생산에 참여하면서도 계약이 끝나면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불안정한 구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IT업계 노동조합들도 연대 발언을 통해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부위원장(네이버지회장)은 “노조법 개정은 IT 플랫폼 기업의 책임 없는 경영을 바로잡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자회사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관행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동교 화섬식품노조 NHN지회장도 “카카오와 NHN 모두 자회사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노동자 고용 문제 앞에서는 별도 법인이라는 방패 뒤에 숨고 있다”며 “10년 넘게 서비스 품질을 지켜온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고용불안에 내몰리는 현실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경영 판단에 따라 사업 구조가 바뀔 수는 있지만, 그 결정이 노동자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면 기업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카카오는 자회사 뒤에 숨지 말고 실질적인 고용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노조는 이번 사태를 개별 자회사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IT업계 전반의 자회사·외주 중심 구조가 불안정 고용의 근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법 개정으로 모회사와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가 확대된 만큼,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NHN 등 주요 플랫폼과 게임 업계 전반에서 교섭 구조와 사용자 책임을 둘러싼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노조법 개정 이후 원청 책임을 둘러싼 교섭 요구가 IT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노동자들은 회사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정한 책임과 협력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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