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피지컬 AI 밸류체인 전방위 포석…스타트업 투자·자체 기술 ‘투트랙’

시간 입력 2026-03-12 16:14:10 시간 수정 2026-03-12 16: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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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로봇 스타트업 잇단 투자…‘인지·연산·제어’ 밸류체인 완성
엔비디아 협력·GPU 1조원 베팅…자체 공간지능·OS 기술 고도화
사옥 내 실증 넘어 글로벌 B2B 정조준…수익 모델 증명은 과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돌아다니는 로봇 ‘루키’(Rookie)에 자체 로봇 운영체제(OS) ‘아크마인드’ 로고가 띄워져 있다. <출처= 네이버>

네이버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피지컬 AI’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연이은 투자와 자체 기술 고도화를 병행하며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 D2SF는 지난 10일 미국 피지컬 AI 스타트업 ‘카멜레온(Khameleon)’과 ‘애니웨어 로보틱스(Anyware Robotics)’에 신규 투자했다고 밝혔다. 카멜레온은 북미 호텔 업계의 인력난을 겨냥해 하우스키핑 전반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며, 올해 2분기 현장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애니웨어 로보틱스는 트럭 하역·팔레트 적재 등 물류 현장의 고강도 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로봇 기업 파낙(FANUC) 등과 협업해 현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투자는 D2SF의 피지컬 AI 집중 투자 기조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10월 초정밀 머신 비전 스타트업 ‘써머 로보틱스’에 투자한 데 이어, 기존 포트폴리오에도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클로봇’, 로봇 안정성 검증 기업 ‘세이프틱스’ 등이 포함돼 있다. 로봇의 ‘눈(인지)’부터 ‘두뇌(연산)’, 현장 응용(제어)까지 전 레이어를 아우른다. 김남선 네이버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지난 1월 “피지컬 AI 분야 유망 기업을 찾고 있으며 실리콘밸리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투자 의지도 뚜렷하다.

내부 기술 고도화 행보는 더 공격적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엔비디아의 3D 시뮬레이션 플랫폼 ‘옴니버스’와 ’아이작 심’을 자사 디지털 트윈·로보틱스 기술과 결합해 반도체·조선·에너지 등 국가 주력 산업에 적용하는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엔비디아로부터 블랙웰 GPU 6만 장을 확보했으며, GPU에만 1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네이버랩스 유럽이 개발한 3D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크로코(CROCO)’ 기반의 공간지능 기술은 지난해 유럽컴퓨터비전학회(ECCV) 두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했다. 다수 로봇 관제 시스템 ‘아크(ARC)’와 웹 기반 로봇 OS ‘아크 마인드’, 디지털 트윈 솔루션 ‘얼라이크(ALIKE)’ 등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도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제2사옥 ‘1784’에서는 100대 이상의 로봇이 상시 운용되며 실증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MIT 김상배 교수팀·KAIST와 공동 개발한 소형 휴머노이드 ‘미니노이드’도 사옥 내 보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서비스 투입을 목표로 잡았다. 최고경영자 직속 전담 조직 ‘R-TF’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일본 등 글로벌 수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다만, 피지컬 AI 시장의 개화 시점과 명확한 수익 모델 확보는 네이버가 헤쳐가야 할 과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시장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힌 만큼, 소프트웨어 인프라 및 대규모 GPU 확보에 투입되는 자본이 단기적인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는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대비 단기 수익화가 어려워 글로벌 빅테크들조차도 고전하는 영역”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하드웨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투자와 자체 OS 역량을 결합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글로벌 B2B 시장을 공략해 유의미한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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