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현대차 등 주요 그룹 총수, 인도 출장길 올라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韓 기업인 250여 명 참석
글로벌 사우스 선도국 인도서 경제 협력 논의·기회 모색
삼성·LG, 글로벌 사우스 시장 내 위상 제고 드라이브
23일엔 베트남서 포럼…최태원 까지 4대 그룹 총수 총출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굴지의 재계 총수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에 맞춰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이들은 인도·베트남과의 경제 협력 논의를 통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미래 먹거리를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재계 총수들의 이번 인도·베트남 방문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공략의 마중물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글로벌 사우스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사활을 걸고 나섰다.
이재용 회장,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는 인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양국 정부 인사와 기업인 등 600여 명이 자리했다.
한국측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무협) 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현장을 찾았다. 또 우리 기업인 250여 명도 자리했다.
인도측에서는 아난트 고앤카 인도상공회의소 회장과 이륜·삼륜차 제조사 TVS모터컴퍼니의 수다르샨 베누 회장, 에너지·인프라 기업 아다니그룹의 카란 아다니 대표, 에너지·철강 기업 에사르그룹의 라비칸트 루이야 부회장, 라지브 메마니 인도산업연맹(CII) 회장 등 기업인 3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인사말에서 “현재 양국의 교역은 인도의 거대한 경제 규모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며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래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 수준인 인도의 AI(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역량과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등 제조 경쟁력이 결합하면 양국은 막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 총수들이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총출동하면서 양국 경제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 정상이 8년 만에 인도를 국빈 방문한 것을 계기로 열린 만큼, 이번 포럼은 수년 간 지지부진했던 양국 간 경협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한·인도 양국은 이번 포럼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핵심 생산 기지이자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 현지 사업을 빠르게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 삼성·LG에 엄청난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삼성·LG는 AI와 모바일, 가전 등 주요 분야의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를 선점하기 위한 해외 거점으로 인도를 낙점한 상태다.
인도,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사우스는 높은 경제 성장률과 풍부한 인구·자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는 핵심 생산·소비 시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수출 시장 부상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9년까지 글로벌 사우스의 GDP(국내총생산) 연평균 성장률은 6.3%로 전망됐다.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노스의 3.9%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아울러 도이체방크가 지난해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2024년 명목 GDP 기준 글로벌 사우스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달한다. 이는 미국 27%, 유렵 23% 등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사우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이들 신흥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인도에서 AI 중심의 신성장동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을 만나 AI, 반도체, 통신,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는 화학·유통 중심의 기존 사업을 ICT 분야로 확대하며 사업 구조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AI·신재생 에너지·미래 제조업 등 첨단 기술 기반의 혁신을 추구하는 ‘딥테크(Deep-Tech)’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최근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등 AI 관련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릴라이언스와 삼성전자 간 AI 반도체 및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등 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이 회장은 암바니 회장에게 △AI △XR확장 현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AI 데이터센터 △차세대 통신 △미래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배터리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플랜트 건설 및 엔지니어링 등 삼성 계열사들의 다양한 미래 신기술을 소개했다.
향후 삼성은 6G(6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공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은 물론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릴라이언스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방문을 통해 릴라이언스와의 협력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왼쪽)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총리 청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명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삼성은 글로벌 사우스를 대상으로 HVAC(냉난방공조)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글로벌 사우스의 대규모 주택 단지, 종합 의료센터, 고급 리조트 등 대규모 시설 중심으로 B2B(기업 간 거래) 수주에 적극 힘쓰고 있다. 저위도에 포진한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고온 건조한 기후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로 공조 설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고효율 히트 펌프 제품 기반으로 원격 유지 보수, 통합 에너지 관리, 자동화 운영 등을 통합 지원하는 스마트 솔루션을 통해 중동의 가정용·상업용 HVAC 시장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HVAC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파격적인 결정도 내린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유럽 최대 공조 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약 2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 기기 업체로, △대형 데이터센터 △박물관 및 도서관 △공항·터미널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 왔다. 특히 중동 시장에서 높은 신뢰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플랙트그룹을 품게 된 삼성은 B2B 대상 솔루션인 스마트싱스 프로, b.IoT 등에 플랙트의 공조 제어 솔루션을 결합해 중앙 공조 사업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학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맨 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도 ‘Life’s Good(라이프스 굿)’이라는 슬로건 아래, 글로벌 사우스의 가전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의 가능성을 엿본 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현재 LG는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를 전략적 핵심 기지로 육성하는 ‘글로벌 사우스 2.0’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지역별 특화 사업 추진, 생산 설비 구축을 통한 현지화 등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사우스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 나가고 있다.
LG는 글로벌 사우스의 고속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국가인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에서 더욱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그룹의 가전 사업을 주도하는 LG전자는 2030년까지 이들 국가 매출을 두배 이상 확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3개국 매출 합산은 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이들 3개국의 매출 성장률은 같은 기간 LG전자 전체 매출 성장률의 2배를 넘겼다.
류재철 LG전자 사장 역시 지난해 12월 전 세계 구성원 7만여 명에 신년 영상 메시지를 보내 글로벌 사우스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서 성장을 극대화해 전사 중장기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한국,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 편중된 지역 포트폴리오를 건전화한다는 방침이다.
류 사장은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은데다 IPO(기업 공개)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인도,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B2B 사업 확대의 핵심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브라질 등 글로벌 사우스 핵심 국가에서 2030년까지 매출을 두배로 키우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적극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삼성·LG의 수장이 이번 포럼을 계기로 인도에서의 현지 사업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시장 내 위상은 한층 제고될 공산이 크다.

(왼쪽부터) 조현 외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도 국빈 방문한다. 이에 이달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이 열린다.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는 이 회장, 구 회장, 정 회장 등에 이어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참석한다. 이에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자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한·베트남 양국 간 전략적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이 중점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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