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 때 모바일·가전 ‘바람막이’ 했다”…삼성 ‘노노 갈등’ 확산 “DX 홀대 안 돼”

시간 입력 2026-05-18 07:00:00 시간 수정 2026-05-18 10: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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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대규모 총파업 앞두고 ‘노노 갈등’ 심화
DX 부문 직원들, 초기업노조 상대 가처분 절차 돌입
“DX 부문 배제한 채 DS 부문만 보상 실리 챙기기 급급”
최근 20년 간 DX 영업익 합산 242.5조…DS는 264.3조
DX 부문, DS 부문 못지않게 삼성 초일류기업 도약 ‘기여’
최근 3년 간 반도체 부진 때, DX 부문 삼성전자 성장 견인
본지·CEO스코어, 삼성전자 20년 간 DX·DS 영업익 비교

성과급 갈등으로 21일부터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가 최근 내부 구성원 간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단일 과반 노조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사측과의 협상에서 반도체 부문인 DS(디바이스솔루션) 위주로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모바일·가전 부문인 DX(디바이스경험) 직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서다. 급기야 상대적 박탈감이 큰 DX 부문 소속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의 대표성을 문제 삼아, 협상 중단을 골자로 한 가처분 신청 절차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노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반도체 부문만 우선시하는 초기업노조의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낸 DS 부문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실적이 차이가 나는 DX 부문의 입장은 제대로 반영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의 압도적인 실적이 전체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분배되지 못하고, 일부 반도체 직원들만 성과를 독식하는 구조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본지가 최근 20년 간 삼성전자 실적을 비교해 본 결과, 반도체 사업을 영위해 온 DS 부문뿐만 아니라 모바일·가전을 주축으로 한 DX 부문도 삼성전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큰 기여를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18일 CEO스코어데일리와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가 공동으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20년 간 삼성전자의  DX 부문과 DS 부문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DX 부문의 영업익 합산은 총 242조5000억원, DS 부문은 총 26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양대 사업 축인 DX 부문과 DX 부문 간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이다. 

연도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06년 DX 부문 2조5000억원, DS 부문 5조2000억원 △2007년 DX 부문 4조원, DS 부문 2조3000억원 △2008년 DX 부문 3조4000억원, DS 부문 0원 △2009년 DX 부문 7조원, DS 부문 2조4000억원으로, DS부문은 편차가 컸다.

2010년대에 들어서도 △2010년 DX 부문 4조8000억원, DS 부문 10조1000억원 △2011년 DX 부문 9조7000억원, DS 부문 7조3000억원 △2012년 DX 부문 21조7000억원, DS 부문 4조2000억원 △2013년 DX 부문 26조6000억원, DS 부문 6조9000억원 △2014년 DX 부문 15조7000억원, DS 부문 8조8000억원 △2015년 DX 부문 11조4000억원, DS 부문 12조8000억원 △2016년 DX 부문 13조4000억원, DS 부문 13조6000억원 △2017년 DX 부문 13조5000억원, DS 부문 35조2000억원 △2018년 DX 부문 12조2000억원, DS 부문 44조6000억원 △2019년 DX 부문 11조9000억원, DS 부문 14조원으로 연도별로 등락을 보였다.

2020년대에 들어서도 △2020년 DX 부문 15조원, DS 부문 18조8000억원 △2021년 DX 부문 17조3000억원, DS 부문 29조2000억원 △2022년 DX 부문 12조7000억원, DS 부문 23조8000억원 △2023년 DX 부문 14조4000억원, DS 부문 -14조9000억원 △2024년 DX 부문 12조4000억원, DS 부문 15조1000억원 △2025년 DX 부문 12조9000억원, DS 부문 24조9000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여겨볼 점은 반도체 산업 특성 상 사이클의 영향을 크게 받는 DS 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때마다, DX 부문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 사이클이 다운턴(하강 국면)이던 2012년 전후, DS 부문의 영업익은 4조200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같은해 DX 부문은 모바일 사업이 호황기로 접어들면서 21조7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영업익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도 DS 부문 영업익이 6조9000억원을 기록할 때, DX 부문은 무려 26조6000억원을 거두며, 반도체 부진을 상쇄했다.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사이클이 업턴(상승 국면)에 접어들 때도 DX 부문은 제 몫을 건실히 해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도래할 당시, DS 부문의 영업익은 2017년 35조2000억원, 2018년 44조6000억원 등으로 대박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DX 부문도 2017년 13조5000억원, 2018년 12조2000억원 등으로 꾸준히 10조원대의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두 사업 부문 모두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쌍끌이 했다.

초기업노조가 DS 부문의 압도적인 성과급 보상 근거로 삼는 최근 실적을 비교해 보면, DX 부문의 기여도가 더 두드러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DX 부문의 영업익 합산은 총 39조7000억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DS 부문은 총 25조1000억원에 그쳤다. 3년 간 DX 부문이 DS 부문보다 14조6000억원 더 많은 수익을 거둔 것이다. 특히 DS 부문은 지난 2022년부터 불어 닥친 반도체 한파로 2023년 14조9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큰 위기를 맞았다. 반면 DX 부문은 14조40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큰 대조를 보였다.  

이렇듯 최근 20년 간 삼성전자의 양대 사업 부문 실적을 조사한 결과, 현재 삼성전자의 천문학적인 성과가 단순히 DS 부문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DX 부문 직원들의 성과는 외면한 채 DS 부문 직원들만을 고려한 일방적인 성과급 요구는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DX 부문 직원들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 절차를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삼성전자 사내 커뮤니티에는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임금 협상 체결 및 파업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성과급 논의에서 소외된 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가처분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수백명의 지지를 받으며 상당한 액수의 소송비도 모였다. 이들은 조만간 법무법인을 선정해 구체적인 요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결국 DX 부문을 외면하고 DS 부문의 보상 실리 챙기기에만 급급한 초기업노조의 태도가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업노조는 사측에 DS 부문 중심의 성과급만을 요구할 뿐, DX 부문의 입장을 잘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후 조정 협상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협상에서는 DS 부문뿐만 아니라 DX 부문에도 성과급을 나눠주기 위한 전사 공통 재원 설정에 대해서 다루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초기업노조가 이제라도 DX 부문을 소외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초기업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단일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교섭권과 체결권이라는 막중하고 무거운 결정권을 갖고 있다”며 “부디 특정 부문을 외면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DS 부문과 DX 부문을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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