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18일 중노위서 추가 사후 조정 협상 돌입
‘대규모 총파업’ 앞두고, 이재용 “한 마음으로 힘 모아야”
정부도 적극 중재 의지…노사, 성실 교섭하기로 뜻 모아
김민석 총리, 대국민 담화 노사 압박…“긴급 조정 등 모든 수단 강구”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대규모 총파업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 가족으로 힘을 모으자”고 노조에 호소했다. 이재용 회장의 호소와 정부의 중재 노력으로,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로 합의했다. 특히 정부가 삼성전자 노사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중재한다는 입장이어서, 극적인 노사 대타협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사측과 함께 추가 사후 조정 협상에 나선다.
이번 추가 사후 조정은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진행됐던 사후 조정 협상 결렬 이후, 닷새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해 조율에 나설 방침이다.
예고된 총파업을 불과 사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진행될 이번 협상은 이 회장이 노조에 적극적으로 호소한 덕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면서, 노조측에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피력했다.
해외 출장 중이던 이 회장은 성과급 제도 개편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 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초 일정을 조정해 급거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날 귀국 후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를 향해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노조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다”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내 총파업이 현실화하면서 국가적 위기가 커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고개 숙여 사과 했다. 그는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저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고객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올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이처럼 노사 대타협을 위해 호소한데 이어, 정부 당국도 노사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중재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지난 15일 김영훈 고용노동부(노동부) 장관이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만나 사측에 대한 요구 사항을 들었다. 이어 16일에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면담을 갖고 이견 조율에 나섰다.
이 회장과 김 장관의 사태 해결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자 노사는 중노위의 추가 사후 조정 제안을 수용했다. 추가 사후 조정에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노조 사무실에서 사전 미팅을 가졌다. 이날 미팅에서는 최 위원장과 사측 새 대표 교섭위원인 여명구 삼성전자 DS피플팀장 부사장이 참석했다.
노사는 사전 미팅에서 성실히 교섭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이 회장님의 사과 내용을 확인했다”며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깨진 만큼 다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사측과)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협상에서 저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18일 협상 결렬에 대비해, ‘최후의 카드’인 긴급 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내비쳤다. 삼성전자 노사가 대화를 통해 반드시 합의점을 찾도록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하면 개별 기업 손실을 넘어 수출 감소, 금융 시장 불안, 국내 투자 위축 등 국민 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다”며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은 단 하루만 정지돼도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직접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더 우려되는 점은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잠시의 멈춤’이 ‘수개월의 마비’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김 총리는 “파업으로 웨이퍼 폐기가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며 “대한민국 수출의 22.8%, 전체 시가총액의 26%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인 삼성전자의 손실은 대한민국 경제에 큰 부담과 충격을 초래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이 어렵게 확보한 전략적 우위를 경쟁국들에 통째로 내어주게 된다는 점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 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노조는 파업을 고집하기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주고, 사측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해 노조 목소리를 경청하고 노사 상생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김 총리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18일 추가 사후 조정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 모두 이 자리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8일 재협상도 불발될 경우, 노조의 파업 행위를 차단하는 긴급 조정권 발동도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긴급 조정권은 노조의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긴급 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노조의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가 조정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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