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8일 종가 228.9만원…시총 1631조원 돌파
달러 환산 시 1조854억달러…‘시총 1조달러 클럽’ 진입
‘반도체 슈퍼 사이클 수혜주’ SK, 시총 더 확대될 듯
연내 美 ADR 상장 땐 “대규모 투자 물꼬 트나” 관심↑
‘제2의 TSMC’ 기대감 쑥쑥…‘SK=빅테크’ 인식도 강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시가 총액(시총)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에선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 번째다.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하며 글로벌 빅테크 반열에 올라선 SK하이닉스는 향후 기업 가치를 더욱 제고해 나갈 전망이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마무리되면,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총 톱10’에 등극한 대만 TSMC를 뛰어 넘는 ‘AI 메모리 공룡’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28만9000원이다. 이는 전 거래일 224만3000원 대비 2.05%(4만6000원)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전 거래일 1598조 5914억원보다 33조원 가량 더 늘어난 1631조3757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3시 45분 달러 대비 원화 환율 1503.00원을 적용해 계산할 경우, 시총은 1조854억달러에 달한다. SK하이닉스가 명실상부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 1조달러를 확보한 상장사가 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6일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시대를 열며, 국내에서 첫 번째, 아시아에서 TSMC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 1조달러 클럽에 등극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024년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HBM 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시총이 당분간 고공행진을 거듭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254조8316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47조2063억원 대비 무려 439.8% 급증한 수치다.
이렇듯 가파른 성장세는 투자 수요를 한껏 자극하고 있다. 이미 증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당초 320만원에서 38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또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380만원을 목표 주가로 제시했고, 해외 투자 은행인 노무라증권은 4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목표 주가를 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시총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고 있다.
시총 1조달러 시대를 열며 글로벌 빅테크 반열에 오른 SK하이닉스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심정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를 통해 탄탄한 재무적 체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올 3월 SK하이닉스 이천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 주주 총회(주총)’에서 “AI(인공지능) 시대, 글로벌 고객사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강화된 재무 체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기술 고도화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다”며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곽 사장은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구축해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미국 ADR 상장을 낙점하고,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ADR은 미국 외에 소재한 외국 기업이 미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한 증권이다. 예탁증서(DR)는 한 기업의 주식을 해외 시장에서 유통하기 위해 발행하는 대체 증권을 뜻하는데, 미국에서 발행한 경우 ADR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거래되는 주식과 연동됨과 동시에 미국 예탁기관에서 발행하는 ADR은 미 증시에 직접 상장된 주식과 큰 차이가 있다. 미 SEC의 까다로운 공시 기준 등을 충족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상장 절차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때문에 해외 주요 기업들은 ADR 상장에 매우 적극적이다. 특히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강자인 TSMC가 미 ADR 상장의 수혜를 본 대표적인 기업이다.
TSMC는 대만 증시에 상장된 본국 주식과 별개로, 1997년 10월 미국 ADR 상장을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TSMC 발행 주식의 80%는 대만 증시에, 나머지 20%는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DR 형태로 상장돼 있다. TSMC 주식의 5분의 1이 세계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TSMC는 미국 및 글로벌 투자자들의 거래 문턱을 낮추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TSMC는 ‘글로벌 시총 톱10’에 올랐다.
미국 시총조사업체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미 뉴욕거래소(NYSE) 종가 기준 TSMC의 시총은 2조1925억달러(약 3295조7332억원)에 달한다. 이는 엔비디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에 이어 세계 6위다.

대만 TSMC. <사진=연합뉴스>
TSMC의 선례를 볼 때, SK하이닉스가 미국 ADR 상장을 완료한다면 전 세계 시장에서 SK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해외 자본을 직접 유치할 수 있는데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가치와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SK하이닉스=글로벌 빅테크’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앞서 ADR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올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서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주주뿐 아니라 미국 및 글로벌 주주에게도 노출될 수 있어 더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SK하이닉스가 TSMC 못지않게 세계적인 수준의 시총을 보유한 AI 메모리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미 ADR 상장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ADR 상장에 따른 SK하이닉스에 대한 즉각적인 투자 기회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SK하이닉스는 광범위한 투자자 기반을 수용할 수 있는 ADR 체계로의 확장이 시급하다”며 “ADR 상장 시 제도적 플랫폼 확장에 따른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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