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5일 방한…홍대 인근서 저녁 만찬
최태원·구광모·이해진 참석…삼겹살·소맥으로 우의 다져
시민들에게 선물 나눠주며 소통…2차로 치킨집까지
“삼성, LG, 현대, 네이버 등 제 친구들 모두가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축하와 감사를 건네기 위해 왔습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혁신의 주체인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SK, LG,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삼소(삼겹살·소맥) 회동’을 가지며 AI 동맹을 다졌다.
황 CEO는 5일 방한해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 삼겹살 식당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저녁 식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이른바 ‘깐부 회동’을 가진 지 약 7개월 만이다.
이날 식당 앞은 황 CEO와 국내 기업 총수들의 만남을 지켜보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회동 예정 시각인 오후 7시보다 5시간 가량 앞선 오후 2시부터 인파가 몰리면서 식당 인근을 둘러싸고 폴리스 라인이 쳐지기도 했다.
가죽 자켓 차림으로 황 CEO가 식당 인근에 등장한 오후 7시 10분경 홍대입구역 일대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일부 시민들은 “따거(형님)”를 외치며 반가움을 표했고, 황 CEO는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식당 안으로 입장했다.
황 CEO 도착에 앞서 최 회장, 구 회장, 이 의장은 6시 50분경 먼저 식당에 도착했다. 이들은 셔츠와 세미 정장 등 가벼운 차림으로 모임에 참석했다.
이날 테이블에 오른 메뉴는 삼겹살이었다. 이번 회동 장소와 메뉴는 황 CEO의 장녀인 메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가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수석이사는 이날 자리에 함께 참석해 3사 수장들과 인사를 나눴다. 업계에서는 식당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지난해 치맥 회동에 이어 한국 특유의 문화가 담긴 삼겹살로 한국 기업 관계자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 사람은 식당 한 가운데 위치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삼겹살과 함께 소맥을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네 사람 중 1978년생으로 나이가 가장 어린 구 회장이 집게를 잡고 고기를 구웠고, 최 회장과 황 CEO가 소맥을 직접 제조해 돌리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이 이어졌다.
황 CEO는 건배사로 “Go 코리아, Go SK, Go LG, Go 네이버”를 외치고 세 총수들과 잔을 부딪혔다. 또한 식사 자리에서는 이 의장의 시범에 따라 황 CEO가 상추 쌈을 만들어 먹는 모습도 보였다.
네 사람은 식사 중간 식당 밖으로 나와 취재진과 시민들에게 직접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날 전달된 선물은 찹쌀도너츠, ‘HBM 칩스’ 과자, 바나나 우유, 비락식혜 등 간식류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회동에서는 AI 반도체와 로보틱스,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 전반에 대한 협력 논의가 주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도 엔비디아와 로보틱스 분야의 협업을 추진 중이고,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에 나섰다.
황 CEO는 한국 방문 계기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한국에 제 파트너들이 있고, 한국은 제게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서 한국에 방문한 점도 있다”며 “내년에 4가지 신제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바빠질 것이다. 매우 흥미로운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시라”고 덧붙였다.
한국을 위한 ‘큰 선물(Big gift)’는 △베라 루빈 △베라 CPU(중앙처리장치) △AI 노트북 RTX 스파크 △AI 엣지 슈퍼 컴퓨터 블랙웰 울트라 등 신사업이라고 답했다. 황 CEO는 또한 서울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공식화했다. 이곳에서는 AI를 비롯해 엔지니어링, 로보틱스 등에 대한 R&D 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황 CEO는 “현재 채용 중이니 주변 AI 연구원이나 엔지니어를 아신다면 엔비디아에 와서 일하라고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식사 비용은 이 의장이 전액 지불했다. 특히 이 의장은 네이버페이의 얼굴 인식 기반 결제 서비스 ‘페이스사인’ 기능을 이용해 직접 결제해 눈길을 끌었다. 네 사람의 테이블 뿐만 아니라 가게 안에서 식사하던 다른 테이블의 비용까지 모두 결제하는 이른바 ‘골든벨’을 울려 식당 안에는 “네이버” 연호가 터져 나왔다.
이날 회동은 2시간 여 지난 오후 9시경 마무리 됐다. 황 CEO와 최 회장, 구 회장, 이 의장은 인근 치킨집으로 자리를 옮겨 2차 회동을 이어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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