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가격 1년새 10배 넘게 ‘급등’…삼성·SK,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맞나

시간 입력 2026-07-02 17:47:15 시간 수정 2026-07-02 17: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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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낸드 가격 연일 오름세…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 탓
AI 데이터센터 확충 수요↑…HBM 등 수요 확대 전망
‘글로벌 시장 선도’ 삼성·SK, 역대급 실적 확보 기대감
삼성 영업익 전망치 약 87조원…SK는 약 63조원 전망
일부 증권사 “삼성 100조원·SK 70조원 상회할 수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 탄 K-반도체가 향후 고속 성장할 것이란 낙관론에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AI 칩 수요가 나날이 급증하면서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AI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려는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로 향후 메모리 칩 수요를 더 촉발시킬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장기간의 호황으로 역대급의 수혜를 누릴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말 기준 범용 D램 ‘DDR4’ 8Gb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이 21달러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20달러와 비교해 한달 새 5% 오른 수준이다.

DDR4 가격은 지난해 4월 1.65달러 까지 추락한 이후 올 2월까지 11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3월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며 한 걸음 쉬어가는 듯했지만, 4월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에 21달러까지 치솟았다.

D램 가격은 올 하반기에도 꾸준히 인상될 것으로 예측됐다. D램익스체인지의 모회사 트렌드포스는 “올 7~8월에도 D램 공급 업체들이 번갈아 가며 가격을 올리고, 서로의 가격 인상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D램익스체인지는 올 3분기 범용 D램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의 전분기 대비 인상률 전망치를 기존 8~13%에서 15~20%로 대폭 상향했다. 올 4분기 인상률도 기존 0~5%에서 3~8%로 조정했다.

D램 뿐만이 아니다. 낸드 가격의 상승세도 매섭다. 지난달 말 기준 범용 낸드 MLC(멀티레벨셀) 128Gb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28.8달러로, 올 5월 26.5달러 대비 8.7% 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같은달 3.1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9배 넘게 급등한 수치다.

이에 MLC 가격은 18개월 연속 상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행도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2026년 5월 생산자 물가 지수’에 따르면 올 5월 D램 가격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무려 445.4% 증가했다. 직전월인 4월과 비교해서도 9.5%나 인상됐다.

컴퓨터저장장치 등에 활용되는 낸드의 경우, 올 5월 가격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223.2% 급증했다. 직전월인 4월에 비해선 15.2% 늘었다.

이렇듯 D램·낸드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은 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 탓이다.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뿐만 아니라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기업들까지 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앞다퉈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메모리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전체 D램 출하량 중 48%는 서버용 D램용으로, 9%는 HBM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 D램의 57%가 서버 및 AI 데이터센터에 공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I 수요에 따른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며 D램 수요의 중심 축이 모바일·PC에서 서버·AI 데이터센터로 이동한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HBM 생산을 대폭 늘리는 반면, 기존 범용 D램의 생산은 빠르게 줄여 왔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범용 D램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급등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여기에 일반 서버 시장의 교체 주기가 도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7~2018년 대규모로 구축됐던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교체 수요가 늘면서 범용 D램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이는 메모리 가격을 밀어 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HBM4E. <사진=삼성전자>

메모리 가격 오름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슈퍼 사이클’ 보고서에서 “HBM을 둘러싼 기회가 메모리 업계 성장률을 앞서고 있고, AI 서버와 모바일 D램 수요 덕분에 범용 D램의 가격 변동률도 다시 가속하고 있다”며 “메모리 산업의 역학이 바뀌면서 모든 곳에서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AI 시대를 맞은 메모리 호황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정점은 2027년으로 지목됐다.

이렇듯 AI 메모리 수요 증대, 메모리 가격 급등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SK가 역대급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역량을 적극 제고하며 AI 메모리 패권 확보에 성공한 만큼, 향후 실적은 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 ‘HBM4’를 양산 출하하는 데 성공하며 HBM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HBM4 매출은 첫 출하 이후 4개월여 만에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은 차세대 HBM 개발에 더욱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5월 업계 최고 성능의 7세대 HBM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지난달 2일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 마련된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8세대 HBM ‘HBM5’ 목업(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SK하이닉스 HBM4E 12단. <사진=SK하이닉스>

4세대 ‘HBM3’, 5세대 ‘HBM3E’, 6세대 HBM4로 이어지는 양산·공급 경험을 자랑하는 SK하이닉스도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하고 있다.

최근 SK는 차세대 AI용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 이번 신제품은 HBM4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이 대폭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핀당 최대 16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함은 물론, 에너지 효율도 20% 이상 향상됐다. 이에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데이터 처리 성능이 크게 강화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HBM 선행 개발 역량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HBM4E 12단 샘플을 고객사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며 “핵심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해 적기 양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삼성·SK가 엄청난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86조841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6761억원 대비 무려 1757.1%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익 전망치는 9조2129억원에서 63조998억원으로, 1년 새 584.9%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선 삼성·SK의 실적이 기대치를 더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KB증권은 올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익 전망치를 90조원으로 잡았다. 하나증권은 이보다 높은 92조원, 키움증권은 무려 1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선 분기 영업익 7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익 전망치를 71조원으로 추정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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