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 ADR 상장 40조 조달…최태원, 뉴욕에서 ‘AI 빅테크’ 선포식

시간 입력 2026-07-10 07:00:00 시간 수정 2026-07-10 09: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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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0일 미 나스닥 시장에 ADR 상장
ADR 1억7790만주 주당 149달러 확정…청약 규모 약 40조 규모
‘제2의 TSMC’ 기대감↑…‘SK하이닉스=빅테크’ 자리매김
최태원, 미 뉴욕행…AI 메모리 역량·비전 직접 소개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AI 시대를 대표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한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마무리되면 약 4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총 톱10’에 등극한 대만 TSMC를 뛰어 넘어 ‘AI 메모리 공룡’으로 재탄생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9일(현지시간) ADR 공모 절차를 마치고, ADR 1억7790만주 공모 가격을 주당 149달러로 최종 확정했다. 이어 10일(현지시간)에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 시장에 공식 상장돼 본격적인 거래가 진행된다.

ADR은 미국 외에 소재한 외국 기업이 미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한 증권이다. 주식예탁증서(DR)는 한 기업의 주식을 해외 시장에서 유통하기 위해 발행하는 대체 증권을 뜻하는데, 미국에서 발행한 경우 ADR이라고 부른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주식과 연동됨과 동시에 미국 예탁기관에서 발행하는 ADR은 미 증시에 직접 상장된 주식과 큰 차이가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까다로운 공시 기준 등을 충족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상장 절차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ADR 1주가 한국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하는 만큼, ADR 공모가는 전날 한국 증시의 SK하이닉스 보통주 종가 218만6000원 보다 2.9%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256억700만달러, 한화로는 약 40조원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ADR 상장을 결정한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달 24일 이사회 결의를 마치고, 미 SEC에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 신청서(Form F-1)를 공개 제출했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및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 극자외선(EUV) 스캐너를 포함한 기계 장치 취득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어 지난 6일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에 따라 투자설명서를 제출한 SK하이닉스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종가를 기초로 산정한 예상 ADR 공모 수량 및 공모 가격을 기재한 Form F-1 수정본을 제출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시장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상장을 앞두고 개시한 ADR 수요 예측에는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렸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 ADR 수요 예측에 글로벌 장기 투자 펀드와 기술 분야 전문 펀드, 국부 펀드, 아시아 전문 글로벌 투자자 등의 청약 수요가 대거 몰렸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ADR 공모 수량 및 공모 가격, 공모 일정 등이 확정되는 시점에 이를 반영한 Form F-1(under Form 424b4)을 정정·제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청주 ‘P&T7’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청주 ‘P&T7’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미국 현지에서도 이번 ADR 상장이 SK하이닉스가 AI 시대 빅테크 반열에 올라서는데 큰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강자인 대만 TSMC가 ADR 상장의 수혜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TSMC는 대만 증시에 상장된 본국 주식과 별개로, 지난 1997년 10월 ADR 상장에 성공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TSMC 발행 주식의 80%는 대만 증시에, 나머지 20%는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DR 형태로 상장돼 있다. TSMC 주식의 5분의 1이 세계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TSMC는 미국 및 글로벌 투자자들의 거래 문턱을 낮추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TSMC는 ‘글로벌 시총 톱10’에  등극했다.

미국 시총조사업체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 NYSE 시장 종가 기준 TSMC의 시총은 2조2664억달러(약 3412조7232억원)에 달한다. 이는 엔비디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에 이어 세계 6위 규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TSMC ADR은 글로벌 투자자 확대를 기반으로 본주 대비 프리미엄을 형성했다”며 “이 과정에서 본주와 ADR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전환 및 차익 거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대만 본주와 미국 ADR이 함께 재평가되는 선순환이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TSMC의 성공 사례와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 또한 이번 ADR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계기로 해외 자본을 직접 유치할 수 있는데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평가와 인지도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SK하이닉스=글로벌 빅테크’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김 본부장은 “10일 예정된 ADR 상장을 계기로 SK하이닉스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다”며 “향후 한국 본주와 미국 ADR 간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동시에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024년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HBM 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024년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HBM 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장밋빛 전망이 곳곳에서 쏟아지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들이 속속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최 회장은 10일 오전 미 뉴욕에서 열리는 SK하이닉스 ADR의 미 나스닥 증권거래소 시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동행한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과 SK 최고 경영진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SK하이닉스의 경쟁력과 중장기 성장 전략 등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그룹 수장인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해,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올 초 SK하이닉스 HBM(고대역폭메모리) 성공 스토리를 담은 신간 ‘슈퍼 모멘텀’에서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아직 ‘커머디티(범용)’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지난 3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기술 콘퍼런스에서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주주뿐 아니라 미국 및 글로벌 주주에게도 노출될 수 있어 더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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