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는 억대 성과급, 비반도체는 ‘자사주 700만원’…허탈한 DX 직원들, 노노갈등 재 점화하나

시간 입력 2026-07-10 16:56:58 시간 수정 2026-07-10 16: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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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X 부문 직원에 699만6000원어치 자사주 지급
‘억대 보상’ 받는 DS 부문 직원과 성과급 격차 ‘천지’ 차이
적자 사업부 파운드리·LSI시스템도 수억원 성과급 받아
DX 부문, 상대적 박탈감 호소…오는 16일 대규모 집회 예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노사가 함께 마련한 임금 협약에 따라 비반도체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지급했다. 완제품 사업 중심의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은 1인당 약 700만원 어치의 주식을 받았다.

그러나 비반도체 직원들의 불만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직원들이 수억원의 성과급을 받는 데 반해, DX 부문 직원들은 1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성과급에 만족해야 했다. 분노한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은 대규모 집회를 벌이며 성과급 차별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임금 협약’에 따라 DX 부문 및 CSS(컴파운드반도체솔루션)사업팀에 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지급했다.

앞서 올해 5월 27일 삼성전자 노사는 DS 부문에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 경영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DX 부문에 상생 협력 차원의 600만원 상당 자사주를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임금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자기 주식을 받은 DX 부문 및 CSS사업팀 직원들은 협약 체결일인 5월 27일 기준 총 4만9345명이다.

약 5만명의 직원들에 대한 주식 보상에 나선 삼성은 3400억원이 넘는 자사주를 처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자기 주식 108만3434주를 처분했다. 처분 규모는 이사회 결의일인 6일 종가 31만8000원 기준 3445억원에 달한다.

해당 자사주를 4만9345명으로 나눠보면 DX 부문 및 CSS사업팀 직원 1인당 21.96주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들 직원은 이보다 조금 더 많은 자기 주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달 말 DX 부문 등 직원들에게 1인당 22.65주의 자사주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구체적으로 22주는 주식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0.65주는 현금 17만3920원으로 지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DX 부문 및 CSS사업팀 직원들은 성과급으로 이달 6일 종가 31만8000원 기준 699만6000원어치의 자기 주식과 17만3920원의 현금을 받게 됐다.

5월 27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The UniverSE에서 열린 삼성전자 ‘2026년 임금 협약 조인식’. <사진=삼성전자>

그러나 DX 부문 직원들은 손에 쥔 성과급을 보며 쓴웃음만 짓고 있다. DS 부문 직원들과 성과급 격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올해 임금 협약에 따라 새로 마련된 DS 부문 한정 특별 경영 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 수준을 재원으로 삼는다. 지급 상한도 없다. 성과급 재원은 전체의 40%를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 부문에, 나머지 60%를 사업부에 배분한다. 사업부 몫의 재원 중 공통 조직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노사가 합의한 사업 성과를 영업익으로 본다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익 전망치 383조원의 10.5%인 40조2150억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된다.

특별 경영 성과급 재원 40조2150억원 중 DS 부문 공통 재원 40%는 16조860억원이다. 이를 지난해 말 DS 부문 직원 수 7만8064명으로 나누면, DS 부문 직원 1인당 2억606만원을 지급 받는다.

각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되는 재원 60%는 24조1290억원이다.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LSI시스템 등 비메모리 사업은 적자 기조를 계속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일한 흑자 사업부인 메모리가 해당 재원을 독식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말 메모리사업부 직원 수 약 2만8000명으로 나누면, 1인당 무려 8억원 넘게 받는다는 얘기다.

더욱 주목할 점은 적자 사업부도 억대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DS 부문 공통 재원에서 지급되는 특별 경영 성과급 덕분에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파운드리·LSI시스템 사업부 직원들도 2억원 가량의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DX 부문 직원들은 이번에 성과급으로 약 7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받는 데 그쳤다.

결국 DX 부문 직원은 적자를 낸 일부 DS  사업부 직원보다 턱없이 적은 성과급에 만족해야 한다. DX 부문은 억대의 성과급을 받는 DS 부문을 보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6월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DX 부문 직원들이 대거 합류한 동행노조는 올해 임금 협약에 담긴 부문 간 성과급 차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동행노조는 오는 16일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정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동행노조측은 “올해 임금 교섭에서 자행된 불합리한 DX 부문 소외 등을 지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고자 한다”며 “최대 2000~3000명 규모의 집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회에는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조합원들이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성과급 제도 개편 과정에서 DX 부문의 의견이 외면 받자, 해당 부문 직원들이 동행노조에 대거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2만8212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 DX 부문 직원 수 5만817명의 55.5%에 달하는 수치다.

비단 집회뿐만 아니다. 동행노조는 성과급 격차에 항의하는 뜻으로, 이달 매주 화요일마다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블랙데이’ 단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또다른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DX 부문장 사장 등 두 대표이사에 부문 간 성과급 격차와 DX 부문의 상대적 박탈감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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