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0일 美 나스닥 ADR 상장…첫 날 주가 13%↑, 성공적 데뷔
주력인 반도체 이어 AI 서비스 제공하는 글로벌 AI 리더 도약 노려
최태원, 대미 추가 투자 가능성 시사…“여건 맞으면, 메모리 공장도 가능”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첫 날, 흥행에 성공하며 ‘글로벌 AI 리더’ 반열에 우뚝 섰다. SK는 이번 ADR 상장을 통해 확보한 40조원의 자금을 차세대 AI 메모리 역량을 제고하는 데 쏟아 붓는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에 수백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AI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AI 서비스 제공 업체’로 도약, 궁극적으로 ‘글로벌 AI 생태계 리더’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ADR을 상장한 첫 날, 공모가인 149달러보다 13.08% 급등한 168.4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장중 한때 177달러대까지 폭등하는 등 상장 첫 날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상장 첫 날 마감 가격은 국내 보통주 1주에 해당하는 ADS 10주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국내에서 거래 중인 본주 종가 218만원보다 16%가량 높은 가격이다. 이에 미 현지에서 AI 반도체 리더인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SK하이닉스의 시가 총액(시총)은 1조2000억달러로, 단숨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를 제쳤다.
주요 외신들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첫 날을 ‘화려한 데뷔’, ‘역사적인 데뷔’ 등의 수식어를 써 가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AI 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고조되던 시점에 SK하이닉스가 다시 AI 투자에 불씨를 당겼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SK하이닉스의) 역사적인 데뷔는 AI 붐이 수십년 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 온 ‘호황-불황’ 주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이라고 전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SK하이닉스의 역사적인 미 나스닥 데뷔는 AI 투자 심리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고, 로이터 통신은 “최근 반도체주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음에도 투자 열기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7월 10일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ADR 거래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ADR 상장 기념 ‘오프닝 벨’ 행사를 열고, 나스닥 상장을 자축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미국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주력인 반도체에 이어 AI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AI 시대 글로벌 톱티어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 첫 날, 미 CNBC, 블룸버그TV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AI, AI 데이터센터, AI 기술 및 스타트업 분야에서 (메모리 칩보다) 훨씬 큰 투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파트너들과의 합작 투자, 그 밖의 어떤 형태의 AI 사업 등을 모두 아우른다”며 “머지않아 해당 분야에서 수백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를 비롯한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7월 10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타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그는 한동안 AI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과거처럼 단순한 공급 과잉과 부족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에서 벗어나, 산업적으로 확실히 구조적 변화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AI 시대 속, 반도체 시장에 확실한 구조적인 변화가 이미 일어났다”며 “옛날과 같은 공급 과잉 패턴의 사이클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론 사이클 자체가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수요와 공급의 차이가 매우 크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AI 칩) 수요 증가 속도가 공장을 짓고 공급을 늘리는 속도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 설비를 건설하고 웨이퍼를 생산하는 데 엄청난 리드 타임(Lead Time)이 존재하고, 인프라 병목 현상이 심한 만큼, 공급의 물리적 한계가 명확하다”고 짚었다.
최 회장은 또한 “AI 시대는 엄청나게 많은 메모리 칩을 필요로 하고, 이에 모두가 더 많은 칩을 원하고 있다”며 “(SK가) 향후 5년 안에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도, 모든 고객은 아직 부족하다고,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엔비디아·구글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들이 비싼 HBM을 덜 사용하도록 AI 관련 제품 구조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선 “글로벌 시장의 HBM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고 일축했다.
최 회장은 “HBM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만큼, AI 메모리 공급은 수요를 결코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며 “인류가 AGI(범용 AI)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는 단계에 이를 때까지 (현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024년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HBM 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
아울러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미 현지 반도체 생산 시설 추가 투자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내비쳤다.
최 회장은 “미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질 경우, 메모리 공장 건설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미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후공정 제조 설비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에 AI 반도체용 AVP(어드밴스드패키징)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SK는 인허가 등 공장 설립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SK가 미국 내 추가 투자를 단행할 경우, 미국 내 첨단 AI 칩 공급망이 더욱 강화되는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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