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VAC 미래 새 먹거리 낙점…“중동 넘어 글로벌 사우스까지 영토확장”

시간 입력 2026-07-20 17:37:26 시간 수정 2026-07-20 17: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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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우디 모스크 100여 곳에 HVAC 1000여 대 공급
모스크 건축 양식·용도 등 최적화된 냉방 솔루션 제공
중동 대규모 공급 발판 삼아 글로벌 사우스 공략 가속
공조 기기 업체 플랙트 인수 통해 HVAC 경쟁력도 제고
“글로벌 사우스 상업용·가정용 HVAC 시장 모두 공략”

사우디아라비아 모스크에 설치된 삼성전자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 ‘360 카세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특히 삼성은 고온 건조한 글로벌 사우스의 기후 특성을 고려해 냉난방공조(HVAC)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에어 솔루션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중동 지역에 HVAC 솔루션을 대규모 공급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한 삼성전자는 향후 글로벌 사우스 전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비롯한 8개 도시의 이슬람 사원 ‘모스크' 100여 곳에 고효율 HVAC 솔루션 1000여 대를 공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삼성은 종교시설이라는 공간 특성을 고려해 균일한 냉방과 정숙한 운전 성능을 제공하는 원형 구조의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 ‘360 카세트’를 공급키로 했다. 360 카세트는 기존 사각형(4Way) 디자인 대신 세계 최초로 원형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이다.

해당 시스템 에어컨에는 풍향을 조절하는 블레이드로 인한 기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특허 받은 ‘부스터 팬(Booster Fan)’ 기술이 적용됐다. 이에 냉기를 수평 방향으로 넓고 멀리 보내, 공간 전체에 균일한 전방위 냉방을 구현한다. 특히 천장이 높고 개방형 구조인 모스크에서도 냉기를 공간 전체에 고르게 전달할 수 있다.

또 저소음 설계를 적용해 예배 공간에 적합한 정숙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모스크에 설치된 삼성전자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 ‘360 카세트’. <사진=삼성전자>

실외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온 기후 환경을 고려해 외기 온도 50℃ 이상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냉방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은 이번에 공급된 제품에 현지 문화와 건축 양식을 고려한 디자인도 적용했다. 모스크는 내부 인테리어와 건축 양식의 조화가 중요시되는 종교시설이다. 따라서 제품 패널에 이슬람 전통 문양을 반영한 전용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HVAC 공급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내 모스크를 대상으로 에어 솔루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모스크 리노베이션 사업을 추진하는 현지 파트너 고루스채리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삼성은 교통·교육시설 등 다양한 B2B(기업 간 거래) 프로젝트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대중교통시설에 시스템 에어컨을 공급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소재 사립학교 로열그래머스쿨길퍼드두바이(RGSGD)에는 삼성 빌딩 통합 솔루션 ‘b.IoT(Building Internet of Things)’를 공급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공급은 예배 공간의 특성과 현지 문화를 반영한 맞춤형 HVAC 솔루션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다”며 “앞으로도 지역별 환경과 고객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HVAC 솔루션으로 B2B HVAC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삼성의 대(對)중동 HVAC 솔루션 공급 확대가 향후 글로벌 사우스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위도에 포진한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고온 건조한 기후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로 HVA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사우스를 대상으로 HVAC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의 대규모 주택 단지, 종합 의료센터, 고급 리조트 등 대규모 시설 중심으로 B2B 수주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고효율 히트 펌프 제품 기반으로 원격 유지 보수, 통합 에너지 관리, 자동화 운영 등을 통합 지원하는 스마트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상업용·가정용 HVAC 시장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HVAC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파격적인 결정도 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유럽 최대 공조 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약 2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 기기 업체로 △대형 데이터센터 △박물관 및 도서관 △공항·터미널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10여 개의 생산 거점과 유럽·미주·중동·아시아까지 폭넓은 판매·서비스 네트워크도 갖췄다. △터널·선박·방산용 환기, 화재 안전 시스템을 제공하는 우즈(Woods) △기조화·유동 솔루션을 담당하는 셈코(SEMCO) △자동화 기반 빌딩 제어 전문 회사 SE-Elektronic 등 자회사도 운영 중이다.

또 플랙트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과 협업해 공기 냉각, 액체 냉각을 아우르는 AI 데이터센터용 장비와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개별 공조 중심의 솔루션에서 각종 산업·대형 건물용 솔루션 및 고성장하는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중앙 공조 시장에까지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닦게 됐다. 이는 삼성 에어 솔루션 사업의 B2B 경쟁력을 대폭 키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전자 공조 기기 자회사 플랙트. <사진=삼성전자>

삼성은 앞으로 플랙트의 생산·판매 거점 등 핵심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조 솔루션을 개발하고, 단계적으로 양사의 제품·서비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플랙트의 고정밀 공조 제어 시스템과 삼성전자의 AI 기반 빌딩 통합 제어 플랫폼 ‘스마트싱스 프로’, b.IoT 등을 결합해 스마트 빌딩과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사장은 “플랙트 인수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조 시장을 주도하며 고객들에게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며 “플랙트의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AI 플랫폼을 결합해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업계 선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지역 맞춤 전략을 설정하고, 기술 경쟁력을 대폭 강화한 삼성은 글로벌 사우스 전역에서 대형 오피스, 쇼핑몰, 호텔 등 상업용 HVAC 시장과 프리미엄 주거 단지 등 가정용 HVAC 시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포부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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